나를 살게 하는 힘, 꾸준함

by 늘보

8. 나를 살게 하는 힘, 꾸준함


“삶이 좀 느려도 괜찮다
끝까지 가는 게 더 중요하니까.”
- <나, 있는 그대로 참 좋다>-조유미


20대 때 꿈은 분명 있었다. 그 때 꿈을 이루기 위해 이리저리 헤매는 시절이었다. 누구는 20대 때 벌써 억대 연봉에 기업을 이끄는 청년들도 있었지만 내게는 그런 뉴스들은 그저 남의 이야기이고 다른 세상 사람들일 뿐이었다. 그래, 그들에게는 특별한 뭔가가 이미 있었을 거야. 라고 내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위로하면서. 하지만 현실이다. 나에게 위로하고 안심시킨 것은 거짓이었다. 그들과 나의 다른 점은 바로 실천력! 자신의 꿈을 위해 꾸준하게 꼬리에 꼬리를 물 듯 계속해오고 있었던 것들이 어느 순간 빛을 본 결과였다. 20대 때도 막연하게 알고는 있지만 외면해 버렸던 그 때, 조금만 더 바쁘게 나를 들여다 보았다면 어땠을까.


30대. 결혼과 육아로 가득 채워졌다. 다른 것을 쳐다볼 용기조차도 잃었다. 아무래도 나에게 ‘너는 안녕하니?’ 라는 말을 묻고 지낸 것 같다. ‘엄마’라는 굴레는 무겁고 책임이 따른다. 나에게 관대하고 그냥 넘어갔던 일들이 아이에게는 그렇게 되지 않았다. 예방 접종도 귀찮으면 나는 맞지 않지만 아이는 꼭 맞춰야 했고, 감기에 걸리면 나는 약 먹고 집에서 버티면 되지만 아이는 병원에 데려가야 했다. 그밖에 내 아이의 엄마이기 때문에 지켜야 할 것들 해야만 하는 것들로 아이지킴이로 ‘나’는 잠시 묻어 두었다. 35살에 셋째를 낳고 더 이상의 출산은 하지 않기로 하면서 나에 대해 혼란이 왔다. 지금까지 아이만 낳다가 나의 30대를 다 보낸 것 같은 우울함도 같이. 다행히 이런 나를 내가 발견했다. 그래서 내 서랍장에서 꼬깃꼬깃 접어 둔 꿈을 하나씩 꺼내 들기 시작했다. 그 동안 묵혀두었던 내 꿈.


나도 내 일을 가지고 싶다. ‘엄마’라는 이름도 지키면서 ‘아이’와도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일을. 언젠가 내 아이들도 아니 지금도 조금씩 엄마의 굴레를 벗어나 자신의 세계로 들어가고 있는 아이들에게도 ‘엄마 시선의 부담감’을 지워주고 싶지 않다. 자식만을 바라보고 자식에게 기대고 원하지 않는 것들을 자식에게 퍼주면서 행복해하는 엄마가 과연 좋은 엄마일까. 내 품을 떠나 어른이 되어 내 옆에 서 있게 되었을 때, 나는 어떤 모습으로 서 있게 될까. 너희들에게도 너희 공간이 있듯, 엄마에게도 엄마의 삶의 공간을 만들어놔야겠다.


가끔 아이들이 내게 묻는다.

“엄마는 꿈이 뭐야?”

“꿈?”


꿈이라. 그래, 내게는 꿈이라는 것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많은 꿈들을 품고 살아왔다. 하나씩 떨어져 나간 꿈의 조각을 보면서 씁쓸해 했던 현실에 적응중인 지금. 내 인생 버킷리스트 중에 하나 책 내기. 찾았다! 지금까지 놓지 않고 꾸준히 했던 것. 글쓰기.


“엄마는 글 쓰는 게 가장 좋고 책을 낼 거야. 그게 꿈이야!”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볼 때까지 하는 내 성격이 있었다. 모든 일에 그렇게 했다면 이미 ‘성공’이라는 이름을 쥐고 있을 테지만. 불행히도 좋아하는 것, 정말 하고 싶은 일에만 그 힘을 쓴다. 그랬던 내 성격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리고 나는 이런 엄마 되고 싶은 꿈도 하나 있다. 엄마를 보면서 돌봐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힘들 때 일어설 수 있는 에너지를 받아 같으면 하는 또 다른 꿈.


‘아, 저 나이에도 저렇게 자기를 찾아 일을 하는 구나.’ 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나를 다시 돌아볼 수 있었던 것은 아이들이다. 아이를 셋이나 나서 불행했던 것이 아니었다. 아이들이 돌아가며 내게 질문을 던졌던 말들. “엄마는 이세상에서 가장 좋은 게 뭐야?” 정말 이 질문은 셋이 돌아가면서 심심할 때마다 물었던 것 같다. 처음에는 답을 망설였다. 생각나는 것이 없어서. 두 번 세 번 질문을 받으면서 내 답은 뚜렷해졌다.


“글 쓰는 거. 그리고 너희 셋!”


내게 시간이 없고 할 일이 산더미 같다고 입에 달고 살지 말자. 투덜대는 그 시점이, 와르르 무너지는 그 시점이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는 새로운 기회의 시간이다.


‘괜찮다’고 나를 위로하지 말자.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당신은 이미 꽉 차있는 내공을 가지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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