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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전 열한시 Apr 14. 2021

스테인리스 팬에 굽는 삼겹살

지구를 위한 팬

내가 스테인리스 팬 전도사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일단 사용법을 익히기만 한다면 이 보다 더 좋은 조리도구는 없기 때문이다.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스텐 팬은 한마디로 ‘지구를 위한 팬’이다.

내가 이전에 브런치에 올렸던 ‘스텐 팬 쓰는 여자’라는 글을 읽고 혹은 인스타그램 피드를 읽고 스텐 팬 사용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면 지구에 버려지는 코팅 팬 쓰레기를 줄이는데 미미하게나마 일조를 한 것 같아 몹시 기쁘다.

집에서 일하는 전업주부지만 소통할 수 있고, 작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현대를 사는 주부에게 주어진 선물 같다. 소통하는 살림은 이전보다 훨씬 재미있다.

나는 좋은 것을 함께하고 싶다.


혹시 ‘나는 정말 스텐 팬은 불가능한 거 같아’라고 생각한다면 일단 삼겹살부터 구워보자. 삼겹살은 정말 그 누가 해도 쉽게 성공할 수 있다.


팬을 센 불에서 기름 없이 1분 정도 예열한다.

스텐 팬은 기름을 둘러 코팅한 다음 쓰는 것이 정석이지만 기름이 많은 삼겹살만은 예외다.

예열시간과 불 조절은 팬의 두께와 열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다음 불을 중불에 두고 삼겹살을 올린다.

이때 삼겹살을 놓는 위치는 신중해야 한다.

가열된 팬에 처음 삼겹살을 놓을 때에는 들러붙기 때문에 위치 변경이 어렵다. 한 번에 놓도록 한다.


조리가 시작되면 불은 중불보다 살짝 더 올려준다.

처음에는 들어붙어 실패한 것 같지만 이내 기름이 자글자글 나오며 신기하게도 똑 떨어지는 시점이 있다.

살짝 건드려보아 붙어있다면 덜 익은 것이니 조금 더 기다린다. 분리되는 시점에서 뒤집어보면 신기하게도 딱 알맞게 익어있다.


뒤집은 삼겹살이 반 정도 익어 갈 때쯤 가위로 잘라 마저 익혀준다.

기름이 주변에 튀지 않도록 케이크 상자 같은 깨끗한 상자를 잘라 가드로 활용하면 좋다. 한번 만들어두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잘 익은 삼겹살을 접시에 담고 기름이 남아있는 팬에 신김치를 올려준다. 고기만큼 맛있는 김치가 된다.

따뜻한 삼겹살을 먹고 싶다면 그대로 식탁에 두고 먹는데

이때 팬을 살짝 기울어주면 기름이 쏙 빠진 담백한 삼겹살을 먹을 수 있다.

스텐 팬은 온기가 오래가기 때문에 다 먹을 때까지 삼겹살이 식지 않아 좋다.


굳은 기름은 키친타월로 닦아내고 물을 잠시 받아 두었다가 뜨거운 물로 세척한다. 돼지기름을 그대로 설거지하면 배관등에 기름이 끼어 좋지 않다.

설거지를 마친 스테인리스 팬은 코팅 팬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개운함이 있다.

무엇보다 스테인리스 팬은 유해물질을 1도 섭취하지 않았다는 ‘안심’을 선물해 준다.


나는 요즘 지구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주부의 소명처럼 느껴진다. 그것이 나의 주부로써의 자존감을 올려준다고 믿는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스텐 팬 쓰는 여자


@a.m_11_00

인스타그램에 매일의 살림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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