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2달 차, 이게 맞나?

그래도 버티게 하는 건 결국 사람

by Nini

"이 회사는 왜 이렇게 온보딩이 불친절해?"


이직 2달 차

전회사 동료이자 현직장으로 이직한 동료인 친구들과 식사 모임을 가졌다. 새로운 환경에서 그래도 과거 경험과 추억을 공유한 '동지'들이 있다는 게 얼마나 심적으로 위안이 되는지. 직무가 달라도 과거에 친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입사한 지 이제 갓 2주가 된 친구와 이야기했다.

"이 회사는 왜 이렇게 온보딩이 불친절해?"


공감하는 바다. 나도, 나의 2주 차도 그랬다. 내가 멍청한 건지 아니 왜 이렇게 제대로 안 알려주는 걸까?라는 생각이었다. 자꾸만 이 전 회사랑 비교하게 되고 이 전 회사는 온보딩 문서도 열심히 쓰고 따로 1:1로 온보딩 세션 마련해 주고 그랬는데... 여기는 현업에 치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친절함과 다정함은 비교적 덜했다.


예전에 만났던 신규 입사자들한테 더 잘해줄걸...이라는 이제 와서의 약간의 후회와 아쉬움이 남는다.

친절한 온보딩 해주면 너무 좋겠지만 여기 문화가 그런 걸 어쩌겠어 감당하고 내가 이것저것 물어봐야지.

라고 조언해 줬다. 입사 2달 차가 입사 2주 차에게.



회사라는 공간은 하루에 9시간 이상을 넘게 보내게 되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회사에서 나누는 대화가 내 삶의 퀄리티에 큰 영향을 미친다. 업무를 하면서 옆 자리 동료에게 했던 질문, 시답지 않은 대화들 그 모든 것들...


그중에 특히 '잡담의 양'이 중요하다. 일 얘기만 할 거였으면 원격 근무여도 충분하지. 우리가 결국 사무실에 나와서 이렇게나 지지고 볶는 이유는 빠른 의사소통과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는 유대감이지 않은가? 근데 뭐랄까 여기는 아직 삭막한 느낌이다. 대표님과 의장님이 있는 층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자리에서 시답잖은 농담과 가벼운 아이데이션 하기도 어려운 분위기이다.


이제야 나는 일할 때 분위기와 유대감, 동료들과의 대화량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이 전 회사에서 9년이나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착하고 온순한? 동료들과의 거리낌 없었던 대화 덕분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가장 많이 한 말: 이게 맞나?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 데이터 뽑는 툴과 방법이 매우 원시적이고 업무를 해내는 '툴'이 퇴화한 환경에서 일하게 되었다. 예전에는 쿼리 한 번 돌리면 뽑았던 것들을 손수 한 땀 한 땀 복사 붙여 넣기 조회 피봇 돌리기의 반복이다. "이게 맞아?"


전시소재를 엄청 늘리고 싶어 하는데 그걸 받쳐내는 백오피스의 한계가 명확하다. '운영'으로 이슈를 틀어막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운영 = 디지털 막일) 단순 업무만 탁구공처럼 튕겨내는 게 맞나? 세팅 막일 제일 싫다. 툴이 원시적이어서 작은 일을 하는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다음 업무로 전환하기 힘들다.


경험해 보지 않았으면 괜찮았을 텐데 고도화된 CMS를 경험하고 나니, 원시적 CMS 레벨을 보고 깜짝 놀랐다. 물론 시스템 개선을 통해 빠르게 반영해 준다고는 하지만 짧으면 6개월 길면 그 이상이 걸리는 작업이다.

그때까지 정신 붙잡고 잘 버틸 수 있을까? 지속 가능한 일일까 이게?





아직까지 이 새 환경이 익숙하지 않아서 ‘정’이 붙지 않았다. 그래서 사무실 내 자리 한편에 나를 지탱해 주는 친구들(전 회사 동료들) 사진을 가져다 두었다. 내가 너무 편하고 나의 못난 면을 보여도 괜찮은 사람들을 옆에 두고 나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전 회사, 현 회사 동료들과의 전우애도!


환경은 완벽할 수 없지만, 그 속에서 지탱하는 건 결국 사람이더라.


keyword
작가의 이전글9년 만에 이직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