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멜리아 Oct 30. 2017

관계 속에서
'현자타임'을 경험했다면,

'관계'에 대하여

저번에 내가 스스로의 생각에 빠져보는 시간을 꼭 가지라고 했는데,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그 생각 중 하나가 '관계'에 대한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펜을 들었어.


내 기억이 맞다면, 이맘때 너를 가장 많이 괴롭히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겠지.

앞으로 어떻게 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그리고 나는 왜 이렇게 관계 속에서 지치는가.

처음으로 내가 쉬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도 그 두 가지 고민 때문이었던 것 같아.

앞의 이야기는 나도 아직 가지고 있는 고민이고, 아마 평생 해야 할 고민일테니 천천히 이야기하도록 할게. 다만 뒤의 질문에는 이번 기회에 한 번 이야기를 해보자.




너는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도 많은 힘을 쏟고, 그리고 관계를 좋게 유지하기 위해서도 많은 힘을 쏟는 편이지.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 활동들을 같이 하는 것을 참 좋아하는 편이라서 캘린더는 항상 꽉 차있고. 

다만 사람들을 만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밀려오는 약간의 허탈감은 무엇인걸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 거야. 사람들을 이렇게 만나는 데에 그렇게 의미가 있는 걸까, 남는 게 뭐가 있지? 


또,  한편으로 부모님과 남동생과 이야기를 해보면, 그런 이야기도 들릴 거야. 

 - 너는 다른 사람들한테 신경 좀 쓰고 살아라. 

 - 다른 사람에게 말할 때 좀 예쁘게 말해봐.

나는 분명히 관계에 많은 힘을 쏟고 있는데, 왜 그런 말이 들려오는 걸까? 그것도 가장 가까운 관계인 가족들에서 말이야. 밖에 나가면 나는 나름대로 분위기 메이커이고 호평을 받는 편인데, 가족들에게는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은 뭔가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이렇게까지 생각이 미치면, 너는 인간 관계에 있어서 소위 말하는 '현자타임'을 경험하게 되겠지. 나는 왜 이렇게 관계 속에서 지치는 걸까. 그러다가 사람 만나는 게 다 무슨 의미지? 하는 금방이라도 해탈할 것만 같은 질문까지도 마음 속에서 들려올 거야.


그런데 관계라는 게,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에는 계속해서 짊어져야 할 문제거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라고 하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 없어. 완전히 도피한다고 해도, 사람들과 관계를 적절하게 맺었을 때 더 효율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한둘이 아니라는 것 쯤은 모두 알고 있는 내용이야.

그래서 더더욱, 이 문제는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과연 어떻게 해야 관계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내가 사람들 속에서 지치지 않고 지낼 수 있을까?




관계를 잘 컨트롤 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 그 중 한 가지 방법을 소개해줄게. 내게 영감을 주는 멘토에게서 들었던 방법이자,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거든. 

바로 관계를 그루핑Grouping하는 방법이야. 나는 지금의 내 '관계'들을 아래와 같이 분류하고 있어.

1 - 가족(혈연) / 2 - 후천적 가족 / 3 - 영감님들 / 4 - 연인 / 5 - 친구, 지인 / 6 - 대중

아예 모르는 사람들은 6번 그룹이야. 그 사람들은 내가 알 수도, 모를 수도 있지. 

그리고 우리가 통성명을 하고, 서로 이야기를 몇 번 나누면 5번 그룹으로 들어오게 되는 거야. (사실 5번 그룹은 더 세세하게 나누면 친구와 지인으로도 나누는데, 그런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는 생략할게.)

그 중에서 나에게 영감을 주는 '영감님들'은 3번 그룹에 들어오게 되는 거야. 나이가 많든 적든,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든 없든, 나의 삶에 영감을 주거나 나를 성장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해. 

그리고 그 사람들 중에서, 또 평생 이어지고픈 인연들은 2번 그룹으로 들어오게 되고.

어떻게 나누는지, 그 기준에 대해서는 여기에서 자세히 말하지 않겠어. 그것은 네가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는 것이 되어버릴테니까 말이야.


나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이 방법을 선택했어. 나의 시간과 돈, 많은 것들을 관계를 위해 투자하면서,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나 절친들과의 관계를 망쳐가는 실수말이야.

이렇게 나눠놓고 보니 나는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 그러니까 1번 그룹과 2번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최소한의 관심만을 보이면서, 손 안의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5번 그룹과 6번 그룹의 사람들에게는 엄청나게 많은 노력을 투자하고 있었어. 실제로 보이지도 않는 대중의 눈치를 보면서,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아무렇게나 대하고 있었던 거야.


아, 이게 사람들을 만나는 횟수를 줄이라는 뜻은 아니야. 어쨌든 낯선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과 친해지는 것도 너에게는 큰 기쁨 중 하나거든. 또, 그 중에서 새로운 '영감님들'이 나타나기도 하고 말이야.

나는 낮은 숫자의 그룹, 그러니까 1, 2번 그룹에는 끊임없이 많은 것을 투자해. 이 사람들에게는 그 어떤 것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으로, 비효율적인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어느 정도 감내하는 거지.

다만 5번 그룹과 6번 그룹의 사람들을 만나는 횟수나 시간은, 내 컨디션과 일정을 확인해서 조정하곤 해. 




아무튼- 관계를 관리할 가장 효율적인 방법들을 찾아보고, 고민해보는 시간을 꼭 가지기를 바랄게. 그 언젠가는 고민해야 할 문제거든.

나도 일단 지금의 내가 찾은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서 위의 방법을 사용하고 있지만, 이것이 최선의 방법일지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어. 

관계 안에서 '현자타임'을 경험했다면, 너도 너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한 번 찾아보렴. (너는 결국 나이니까 이 방법을 선택하게 되겠지만, 다른 방법들을 찾아보고 깊이 생각해보는 것도 분명 너에게 도움이 될 거야. 아마 나에게도 도움이 될 거고.)


그럼- 

이만 마칠게.

바람이 많이 차가워졌으니 외출할 때 잘 입고 다니렴.



From. 누구보다 너를 사랑하는 1년 뒤의 내가,

To. 사람들 사이에서 나를 잃어가던 1년 전의 나에게.


Cover Picture by Josh Applegate on Unsplash


덧,

관계에 대해 고민하던 나의 기록.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이루고 싶은 것, 딱 3가지만 적고 시작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