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아홉열. 일이삼사오육칠팔구십. 코딱지는 숫자세기 노래를 밤이고 낮이고 부른다. 계단을 오르내리고 뜀뛰기를 할 때에 삐쥐엠은 당연히 숫자세기 노래다 인형들 밥을 줄 때, 종이 자르기를 할 때, 사과주스 만들기 놀이를 할 때도 가장 인기있는 노래는 숫자세기 노래다.
아침 밥을 먹으며 코딱지가 나에게 호랑이 이야기를 한참 들려준다. 호랑이가 몇 마리인지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코딱지가 숫자를 어디까지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 지 궁금해서 오른손 검지를 보이며 이건 몇개냐고 물어봤다. "하나."
중지를 더했다. "둘."
약지를 펼쳤다. "셋."
새끼손가락을 세웠다. "몰라."
"이게 넷이야. 울 코딱지 나이야."
엄지를 당당하게 치켜 세웠다. "다섯"
오른손을 활짝 펼치고 왼손 검지를 세웠다. "하나."
아...... 아직 오른손가락 다섯개와 왼손가락 하나를 이어주어 "여섯."을 상상하는 뉴런에 아무런 자극이 없었나 보다. 코딱지는 나의 왼손 다섯손가락이 가지런히 펼쳐지는 동안 씩씩하게 하나부터 다섯까지 외친다.
언젠가 코딱지의 펼친 손가락 다섯과 여섯이 연결될 때 나도 딱 그만큼 늙어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