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작은 어린이가 한 달 방학을 마치고 학교에 갔다. 아이는 방학 내내 달리러 나가는 나의 바지 끄트머리를 잡고는 못 나가게 했다. 마음이 괜히 짠해 나갈 수가 없었다.
설레는 마음으로 얼마 전에 사둔 새 운동화를 꺼내 신고 신나게 달렸다. 몸이 풀리는데 시간이 좀 걸리고 다리가 무거운 느낌이 들기도 했지만 달려서 참 좋았다.
달리다 보면 몸의 정렬이 맞춰지는 느낌이 든다. 퍼즐을 다 맞췄으니 이제 달리기만 하라는 신호를 몸이 주면 그때부터는 계속 달리기만 하면 된다. 거기까지 가는 시간이 길 때도 있고 짧을 때도 있다. (오늘은 좀 길었다.) 그때를 기다려서 정렬이 맞춰진 후 온전히 즐기며 달릴 때 그 만족감이란!
사는 것도 그런 것 같다. 아무 때나 언제든지 힘주고 사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이 준비되었다고 느끼는 그 순간부터 매진해야 하는 대상에 에너지를 쏟는 것, 돌아오는 결과에 대한 만족도 보상도 다르지 않을까.
내일은 다리를 높게 들고 달리는 연습을 해볼 참이다. 그리고 새 신발이 마음에 든다.
#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