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적 응이 생각보다 힘들다. 애들은 오후 5시쯤 잠들어서 밤 12시에 일어나 저녁을 먹고 새벽 2시쯤 다시 잠을 청하고 아침 6시에 발딱 일어난다. 차라리 늦잠이라도 자면 나을 텐데 다들 해 뜨면 일어난다. 내일은 조금 나아지면 좋을 텐데 특별히 급한 일이 없어서인지 이런 식으로 살아내고 있다.
오늘은 집을 보러 다녔는데 세상에서 제일 재밌는 게 집 구경이다. 미국 사람들 주거 공간은 우리나라나 아시아와는 또 달랐다. 뉴잉글랜드 지역에 주로 있다는 지하실이 가장 큰 차이점이었고, 나에겐 지하실이 부담스러웠다. 집마다 지하실 분위기가 다르긴 한데 창고와 세탁실로 사용하는 집은 사양하고 싶었다. 영화 ‘나 홀로 집에’ 나오는 세탁실 귀신이 나올 것만 같은 느낌… 지하실에 누가 살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출장을 가서 호텔방에 혼자 못 자는 나에게 이런 지하실은 너무 무서워서 감당을 할 수가 없다. (출장을 가면 혼자 못 자서 늘 잠을 설치고 아주 피곤하다 )
집도 상가도 모두 저층이다. 고층 아파트, 빌딩 사이에서만 살다가 이런 곳을 오니 대구 근교 영천이나 군위에 온 것 같다. 눈에 들어오는 대부분이 파아란 하늘이라 신기하기도 했고, 이렇게 다른 환경에 살면 생각의 구조가 얼마나 다를까 생각하기도 했다.
다행인 건 집을 같이 알아봐 주는 에이전트 언니가 마음에 들고, 아는 언니가 집 구경시켜주는 느낌으로 편하게 하우스 쇼핑(남편 매니저가 집 구경 다니는 걸 이렇게 표현했다)을 다녔다.
에이전트 언니가 휴가를 가서 며칠 동안 집을 보러 다닐 수가 없고, 다시 특별한 일정 없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내일도 숙소 옆에 있는 슈퍼에 가서 진열장 구경이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