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밥이 아닌 빵이나 다른 것을 먹이면 엄마는 밥을 먹이라며 잔소리를 쏟아낸다. 요즘은 유기농 빵도 있고 영양가 높은 후레이크도 많다며 한국식이라고 다 좋은건 아니라고 응수한다. 엄마 잔소리에 묘한 주술이 섞여 있었던걸까. 갑자기 내일 아침엔 아이에게 밥을 주고 싶었고 서둘러 미역국을 끓였다.
바다를 품은 북어채와 마른 미역을 물에 헹구니 바다 냄새가 코끝에 바람처럼 다가온다. 사람 냄새만 잔뜩나는 해수욕장 바다가 아닌 구룡포 어느 굽이를 돌아 마른 과메기를 샀던 그 바다, 마른 생선이 빨랫줄에 매달려 해를 머금고 익어가던 그 바다 마을의 냄새. 북어 미역국이 뽀얀 국물을 내며 끓고 있으니 주방이 바닷가 돌담이 어여쁜 마을 한가운데에 있는 듯하다.
아이를 재우며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하고 고요하게 노래를 불렀다.
"엄마, 꿈에서 어디 가고 싶어?" 아이가 묻는다.
"바다." 내가 답한다.
바다에 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