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일상의 힘

딸아이의 머리 묶는 일

by 아멜리 Amelie

출근준비하는데 집이 너무 조용해서 슬쩍 거실을 들여다보니 둘이 앞으로 나란히 앉아 머리를 빗고 있었다.


수십년 전, 늙고 꼬부라진 외할매가 내 머리를 빗고 나면 한쪽 절반 머리카락은 묶이지도 않은 채 어깨 위에 그대로 있곤 했다. 외할매가 최선을 다 했기에 난 그냥 외할매랑 하하하 웃고 안 묶어도 된다고 말했다.


아이의 머리를 빗겨주는 마음으로 세상 사람과 물건을 만진다면 참으로 어여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조근조근 말도 걸어주고,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빠질까 살펴보고 또 살펴보고, 아프진 않을까 조심조심 빗질하는 그 모습 말이다.


오늘이 그렇게 사랑으로 보듬어주는 하루이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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