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밤새 기침을 해댔다. 가끔 아랫배 깊숙한 곳에서 일부러 끄집어내는 듯한 소리도 냈다. 밤새 뒤척이며 나의 젖무덤만 파고 들던 아이는 짜증 섞인 울음도 내뱉었다. 그러고선 길어진 다리를 구부려 뱃속에 다시 들어갈 기세로 몸을 돌돌 말아대었다. 해가 떴다. 눈은 자연스레 떴지만 밤새 뒤척인 탓에 뇌는 수면 상태다. 지쳐 잠든 아이를 바라본다. 아이가 누웠던 이불과 배게와 아이 코 밑에 온통 누우런 콧물 자국이다. 밤의 전쟁이 휴전 중임을 굳은 콧물 자국이 증명한다.
말랑말랑한 아이 손을 잡고 병원으로 향한다. 바람이 불어 땅 위로 춤추듯 떨어지는 이파리와 땅 위를 뒹구는 노랗고 붉은 나뭇잎을 보며 아이가 말한다.
“엄마, 나뭇잎이 사라지고 있네.”
낙엽을 밟으며 종종걸음으로 걷던 아이가 또 말한다.
“엄마, 나뭇잎을 밟으면 느낌이 어때?”
그저 아이 기침 소리만 신경 쓰느라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 바람 빠지는 풍선마냥 ‘으응’ 소리만 내고 병원으로 발길을 옮긴다. 진료를 마치고 매년 단풍잎 붉어지는 가을이면 듣는 의사의 설명을 듣고 약 한봉지를 아이 입에 털어넣어주며 아프지말자고 속삭여줬다. 어린이집에 향하는 길에 기분 좋으라고 아이가 좋아하는 검은 올리브가 박힌 바게트를 하나 사서 쥐어줬다. 오물거리며 도토리를 먹는 다람쥐처럼 잘도 먹는다.
아이가 길 한 가운데 서서 저 멀리서 오는 누군가를 바라본다. 손을 끌며 가자고 했더니 이번엔 손을 동그랗게 말아서 망원경을 만들더니 더 유심히 바라본다. 친구였다. 아이의 쳐진 입꼬리가 올라가더니 웃는다. 아이는 친구를 만나 개울물 송사리들처럼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선생님에게 아이의 컨디션을 이야기하는 사이에 아이는 친구와 종알거리며 자기네 반으로 쏙 들어갔다. 우리가 인사를 나눌 겨를도 없이 말이다.
아픈 아이 손을 잡았던 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허전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출근길을 향한다. 호주머니에 아이의 마른 코를 한 번 닦았던 새하얀 휴지가 들어 있다. 아이가 작은 코를 한번 슥 닦고 내 호주머니에 넣어뒀나보다. 새하얀 휴지 한 조각에 말란말랑한 아이 손의 온기와 바게트 냄새와 친구를 보고 웃던 웃음이 배어있다.
아프지마라.
마음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