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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동이맘 Sep 19. 2024

코로나와 함께

코로나와 함께 어린이집을 다닌다는 것에 대하여

 우리 아들이 3세가 되던 해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했다.

 3월은 적응기간이라고 아들이 힘들어해도 계속 보냈는데 4월이 되자마자 드문드문 어린이집을 보냈다. 그 이유는 입술이 붓고 아침에 일어나기 버거워했기에 적응기간이 끝났으니 무리시키지 말자는 생각에 집에서 쉬게 했다.

 아들의 적응은 실로 놀라웠는데~

 같이 입학한 친구는 엄마가 사라지면 울고불고 난리가 났지만 우리 아들은 내가 잠시 자리를 비워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담임선생님이 1주일 만에 엄마 없이 등원을 해보자 해서 바로 혼자 등원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어린 탓이고 엄마와 떨어져서 생활하느라 얼마나 긴장을 하고 힘들었는지 입술이 불어 터질 때까지 참았다는 것에 미안하고 속상하고 대견스럽고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졌다. 아니, 어린이집에 입학하기 전부터 코로나는 터졌다.


 다행히도 '영흥도'에 살고 있어서 발병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단체생활에 어린아이들로만 이뤄진 어린이집은 생활수칙이 굉장히 까다로워지고, 처음엔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입학한 3세 아이만 4세 이후부터는 마스크를 착용했다.) 무조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안 하면 등원이 어렵다고 말이 바뀌었다.


 또, 담임선생님이 아들이 코를 흘리면 닦아준 다음에 자신도 손을 씻고 소독을 하고 그래야 하는데 너무 번거롭고 힘들다면서 집에 계시면 데리고 있어 달라고 요청을 해왔다. 맞벌이 부부는 어쩔 수 없이 등원을 해야 하니 전업주부인 내가 양보하란 식으로 말씀을 하셨는데, 시시비비 따지기도 싫고 지금 시국이 시국인지라 이해하잔 마음에 다음날부터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았다.

 그렇게 1주일은 꼬박 데리고 있었더니 이번엔

 병원 가서 약 받고 약을 보내주시면 되는데... 너무 등원을 하지 않으면 아이가 힘들게 적응했는데 다시 적응기간을 거쳐야 되니 등원시켜달라! 요청이 들어왔다.

 

 어쩌라는 건지...


 거기다 우리 아들은 기초체온이 높은 편인데 열감이 있어서 체온을 재보면 36.7도로 정상였다. 그 열 감 때문에 입구에서 컷을 당한 적도 있었다.


 우리 가족은 경험해보지 못한 전염병에 몸을 극도로 사리고 조심하고 있던 터였다. '서울'은 가기 두렵고 무서운 도시가 되어버려 가족, 친구를 만나러 고향에 가지도 않고 외출도 삼갔으며 아직 아들이 어려 마스크를 쓰기 힘들어하니 실내공간은 되도록이면 피했다. 음식점은 고사하고 실외라 할지라도 사람이 없는 시간대나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다녔을 정도로 폐쇄적이고 조심 또 조심하던 시기였는데...


 어린이집에서 조금이라도 아들이 코를 흘리거나 기침을 하거나 마스크 쓰는 걸 힘들어하면 ,

 전업주부이니 웬만하면 집에서 돌보라고 맞벌이집을 위해서 양보하라고 압박을 주었다.


 왜 전업주부이면 맞벌이집을 위해 양보를 하는 게 당연한 것이고 왜 강요를 받아야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면 처음부터 맞벌이집만 받을 것이지, 어린이집에 보내고 어느 정도 적응되면 일을 알아볼까 생각 중이었는데 살포시 마음을 접었다.

 어린이집에 아들을 맡길 수도 없고 다른 사람에게 부탁할 지인도 가족도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주부'로 남는 길을 택했다.


 친정엄마는 내가 도와달라고 해도 한 번을 도와주시기 않았는데 아들을 어린이집에 보낸 후 빨리 일을 하라고 난리였다.

 여자도 돈을 벌어야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 수 있다고 말이다.

 

 무엇하나 손쉬운 것이 없고 난감했다.


 어린이집에 등록하고 아들을 보내면 수월해지겠지, 이제 내 삶을 하나씩 찾아갈 수 있겠지!


 다 내 착각였다.


 누구를 원망할까?

 속 시원하게 욕이라도 한바탕 내지르고 싶었지만 그 대상이... 없다.


누구를 위하여 어린이집에 보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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