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달라질 게 없어 너를 생각하는 마음을 손에 꽉 쥐고 있으면 한 가지 모양으로 평생을 살 수 없으니까 조물조물 빚다 보면 결국 다 사랑이지 갓 딴 방울토마토는 시큼하지만 씹다 보면 설탕물이 주르륵 감히 손에 쥐어보려 해 마음이라 이름 지은 모든 걸 부딪히다 보면 돌멩이도 반들반들 욱여넣다 숨길 수 없이 삐져나오면 새벽인 거야 둘 곳 없던 나를 가만히 앉혀놓고 보니 너의 일상인 거야 비가 오면 우산을 눈이 오면 장갑을 챙겨다가 네 머리맡에 두어야지 아무리 먼 곳에서도 너의 까만 운동화가 모래알을 밟는 소리가 들려 나는 네가 오고 있는 것이 좋아서 가로등 아래 너의 그림자를 쓰다듬다 바보처럼 울어야지 상처 없이 안기고 싶으니 또르르 굴러가던 이슬이 모여 바다가 되면 너는 나의 파라솔이지 수없이 뱉은 숨이 모여 솜사탕이 되면 호호 불어 구멍을 내어놓고 나를 끼워야지 양손이 가벼워지지 않게 내려놓지 말아야지 비어있는 것이 선명해지지 않게 영영 곁에 두어야 해 구태여 전할 말들과 기어코 넘을 한계와 심지어 해낼 일들 전부가 너에 의함이자 너를 향함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