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을 바라보고 싶어. 웃을 때 조금 떨리는 너의 속눈썹이 좋아. 고개를 꺾어야 겨우 보이는 코가 예뻐. 그렇게 빨리 올 줄 몰랐던 입술이 수줍어. 손을 잡으면 손가락 끝에서 심장이 뛰어. 눈치 빠른 너는 이 떨림의 이름을 알았을까. 잘 자라는 인사를 하고 나면 너와 나눈 대화를 추리소설 보듯 수십 번 읽었어. 단어와 쉼표 사이에 숨겨놓은 애정이 있나, 밤을 꼴딱 새우곤 했는데.
또렷한 머릿속에 너저분하게 자리 잡은 네가 자꾸만 나를 깨워도, 결국 네 목소리가 나를 겨우 재우는 시 구절이었던 거야. 그래, 물론 힘들 수 있겠지. 때 되면 찾아올 뻔한 고난과 역경에 발가락을 문턱에 찧은 듯 아프기도 하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곁에 있을게. 잠든 너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행복해할래. 긴긴 하루에 여기저기 멍이 들어온 너의 등을 안고 사랑한다 말할래. 아, 참. 내가 말했던가, 이건 나의 사랑이라고. 너는 잘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이 사랑하게 됐다고.
너무나 당연해서 눈 떠보니 내 삶에 너의 이름을 새겼다고.
그렇게나 사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