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워둔 칸이 있다
손대면 금방이라도 뜨거워질 것 같아
함부로 밑줄도 긋지 못한
되도록이면
오래 머물고 싶어지는 침묵
꽉 채워야 사랑이라고 믿는
사람들 사이 틈을 찾았다
말하지 않은 문장들
아직 쓰지 않은 약속들
믿음이라는 조용한 기척
비어 있기에 소중해지는 것들
채울 수 있도록 비어져 있는 것들
함부로 쓰지 않기 위해 남겨둔 공간
아직 오지 않은 계절을
고이 접어 편지처럼 건네고 싶다
어떤 마음은 말을 덧칠할수록 모양을 잃으니
여백으로 두는 것은
쉽게 소비하지 않겠다는
조용한 고백
그대가 아니라면
영영 __일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