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을 떼기도 전에 마음이 울려 저릿하기만 하네. 조심스럽게 단어를 고르고 문장을 만들면서 네가 나에게 건네온 수많은 온기를 떠올려. 내가 흔들리던 날마다 말보다는 마음을 먼저 건네고, 조용하지만 무엇보다 단단하게 타일러주던, 너만이 줄 수 있고 너에게만 받고 싶던 따스함을.
눈이 흐릿한 내게 너는 안경이요, 손 시리던 내게 너는 양털장갑이지. 모닥불 앞 호로록 들이키는 따뜻한 코코아이고, 오래 걸어 지친 몸을 뉘이는 침대이지. 길치에 방향치라 갈피를 잃는 것이 특기이던 내게 너는 세상에서 가장 쉬운 지도가 되어주었어. 덕분에 주섬주섬 흘린 것들을 주워 담아 갈 시간이 있었네.
그렇게 네가 만들어 낸 나야. 비로소 나의 삶은 고르게 흘러 해 질 녘 노을빛으로 물들고, 어느새 너의 기쁨은 나의 기쁨, 나아가 감동이 되었어. 한 발 내딛기도 벅찬 삶 무던히 견뎌온 너를 보니, 내가 뭐라고, 눈물이 나. 앞으로의 날들 역시 언제나 밝을 수는 없겠지. 그러나 너는 어떤 계절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아낸 사람이란 걸, 너의 마음을 닮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으며 살아왔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해.
서툴 때에도, 틀렸을 때에도, 너만의 방식과 정답을 가꿔온 사람임을 스스로 자랑스레 여기기를. 무엇보다 너의 하루에 귀 기울이며, 찰나일지라도 기쁨이라면 만끽하기를. 너는 사랑이자 평온이며, 휴식이자 행운이니. 너, 부디 영영 함께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