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사람도 수차례 지나 보내며 어른인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애써 살아내는 어린앱니다
수평선 끝자락에는 살고 계신가요
물방울로 흩어지는 소실점을 좇으며 잊고 있던 얼굴 그려봅니다
돌바닥 위 양말 벗은 채 나란히 앉아 여명을 본 날을 기억하시나요
발가락이 못났다며 놀리던 음성이 사랑인 줄 몰라 성을 냈습니다
언제까지고 토닥여줄 줄 알고 그랬습니다
늘 곁을 내어주셔서 철없이 그랬습니다
빨간 대야에 받아둔 물이 차게 식어서야 두 발 씻으셨는데
그곳에선 뜨신 물에 곤한 몸 담그시나요
보리차에 흰쌀밥 오징어 젓갈과 들기름 바른 김 대신
양푼에 비싼 소고기와 온갖 산나물 넣어 드시는지요
삶이 거칠합니다 울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울게 합니다
못나고 부족한 내 탓 하지 않고는 사랑이 어렵습니다
안갯속으로 찾아가면 여쭐 수 있나요 그곳에는 답이 있나요
당신 없이 어른이 되고 보니 그때는 어린 줄도 몰랐습니다
다 큰 놈이 벅찰 때에만 찾는다고 꾸짖으러 오셔요
소주잔 기울이며 아이고아이고 응어리 뱉으러 오셔요
주저앉아 있으면 이 또한 지나간다 거듭 안아주러 오셔요
기어코 사랑이니 사랑하라며 잡아주러 어찌하든 오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