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끝자락에는 살고 계신가요

by ami


사랑도 사람도 수차례 지나 보내며 어른인 줄 알았는데

여전히 애써 살아내는 어린앱니다

수평선 끝자락에는 살고 계신가요

물방울로 흩어지는 소실점을 좇으며 잊고 있던 얼굴 그려봅니다


돌바닥 위 양말 벗은 채 나란히 앉아 여명을 본 날을 기억하시나요

발가락이 못났다며 놀리던 음성이 사랑인 줄 몰라 성을 냈습니다

언제까지고 토닥여줄 줄 알고 그랬습니다

늘 곁을 내어주셔서 철없이 그랬습니다


빨간 대야에 받아둔 물이 차게 식어서야 두 발 씻으셨는데

그곳에선 뜨신 물에 곤한 몸 담그시나요

보리차에 흰쌀밥 오징어 젓갈과 들기름 바른 김 대신

양푼에 비싼 소고기와 온갖 산나물 넣어 드시는지요


삶이 거칠합니다 울고 싶지 않은데 자꾸만 울게 합니다

못나고 부족한 내 탓 하지 않고는 사랑이 어렵습니다

안갯속으로 찾아가면 여쭐 수 있나요 그곳에는 답이 있나요

당신 없이 어른이 되고 보니 그때는 어린 줄도 몰랐습니다


다 큰 놈이 벅찰 때에만 찾는다고 꾸짖으러 오셔요

소주잔 기울이며 아이고아이고 응어리 뱉으러 오셔요

주저앉아 있으면 이 또한 지나간다 거듭 안아주러 오셔요

기어코 사랑이니 사랑하라며 잡아주러 어찌하든 오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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