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침이 되어주라. 햇볕이 들지 않아 캄캄한 방 안에 오로지 너의 향만 퍼지고,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실눈을 뜨면 살금살금 내 머리칼을 넘기는 손가락이 못 견디게 사랑스러워. 볼을 비비다 입을 맞추곤 낮은 음성으로 웃는 네가 찬란해서 속도 없이 웃었어. 네 앞에서 나의 사랑은 둥글둥글 모서리가 없지. 맥락 없는 이유로 말하는 사랑이 조금 유치해도, 애틋이 여겨보니 그렇게 벅찰 수가 없지. 있잖아, 우리 영화 같은 사랑은 못하더라도 너는 내가 언젠가 두 손 모아 간절히 빌었던 소원 중 하나야. 다시 태어난다면 반드시 살고 싶은 보랏빛 우주야.
너를 쓸 때에는 가장 좋아하는 시간에, 가장 편한 의자에 앉아, 가장 맛있는 디저트를 곁들이지. 내 마음에 사랑만이 빈틈없을 때 겨우 너의 이름을 적을 수 있으니. 붉어진 낙엽을 보면 떠올라서 가을 같은 사람인가 했는데, 첫눈 내린 날 보고 싶었던 걸 보면 너는 겨울일까. 봄에는 어떤 꽃처럼 웃을지 궁금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뜨겁게 만들다가도 뛰어들고 싶은 여름 바다 같은 너인걸. 너는 내가 소중히 아끼는 냉장고 속 초콜릿 푸딩이야. 차가운 하루에도 기꺼이 찾고 싶은 낭만이야.
나의 매일이 되어주라. 내 모든 일기가 편지가 되었어. 햇빛이 닿는 곳을 찾다 보니 네가 선 곳이었어. 외로운 바다에 둥둥 떠 있는 해파리 같던 일상에 맥박이 되어주어 고마워. 다시는 돌려받지 못해도 괜찮을 마음을 다 주고 싶어. 영원을 믿지 못하던 나를 영원처럼 사랑하는 너라서. 그러니까 우리 이대로 서로의 들숨과 날숨이 되자.
우리 이대로
풍덩 빠진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