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할 자격을 기다려보는 밤입니다.
200611 날씨가 무더운 날이었습니다.
오늘 대변인 브리핑으로는 이주노동자 분들의 ‘사직할 권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고용허가제로 인해 이른바 ‘강제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다룬 한 보도에 관해 고용노동부의 해명 같지 않은 해명이 이어졌고 이에 대해 비판했습니다.
또 다른 브리핑으론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의 기자회견에 대해 언급하며 진정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그간 운동단체만의 과제로만 여겨져 왔던 것에 관해 정치인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라는 메시지를 담아냈습니다.
브리핑으로 다룰 사항들을 고민하며 여러 분들의 도움을 받는데요. 오늘 마이크를 잡으면서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곁에 좋은 사람들이, 똑똑한 사람들이 있으니 나도 좋은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 (더디더라도) 될 수 있겠구나, 하고요. (제가 운이 좋습니다.) 오늘도 역시 그러합니다. 내일은 내일의 운으로 제게 또 주어졌으면, 저도 누군가에게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느끼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오늘 마음이 너무나도 무거웠던, 그래도 나누고픈 브리핑의 문장들이 있어 끄적여봅니다. 사안들을 마주할 때, 정치, 정당으로서의 책무를 생각하지 않는다면 뒷짐 진 자세로 관망만 하게 될 것입니다. 마치 본인의 일이 아닌 것처럼 말입니다. 곽상도 의원의 발언이, 행동이 문제적인 이유는 거기에 있습니다. 브리핑의 문장을 공유드립니다.
“비통한 마음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이 한 개인의 희생과 헌신으로 여기까지 이어져왔음을 확인하며 추모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안타까운 죽음 앞에 많은 이들이 ‘위안부’ 운동의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답을 찾고 있다. 적어도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자 피해 진상규명 태스크포스 위원장’이라면 운동 단체‘만’의 과제로 여겨졌던 것들에 대한 정치적 책무를 느껴야 한다.”
정치적 책무. 추모의 밤에 가고 싶었는데 마음이 무거워 갈 수 없었습니다. 추모할 자격이란 게 무엇일까 싶지만 저는 괜스레 마음이 서걱서걱한 것 같습니다. 운동의 지속가능성, 과제에 대해 조금 더 천천히 고민을 하고 나서야 추모할 자격을 스스로에게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도 안녕하는 밤! 정의당 대변인 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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