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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 coco Mar 03. 2024

UX 리서처의 임무

UX 현업, 전공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기본 개념

나는 나 자신을 '고객 통역사'로 소개한다.


통역사는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의사소통할 수 있도록 한 언어를 상대 언어로 바꾸어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이는 언어적인 장벽을 극복하여 원활한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돕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UX 리서처/컨설턴트도 이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한다. 이들은 고객(엔드 유저)과 서비스 제공자 사이에 존재하는 언어적 장벽을 해소하고, 정확한 의사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개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UX 리서처/컨설턴트의 업무는 통역사의 역할과 크게 3가지 관점에서 유사하다.


첫째로, 통역사는 자신이 맡은 의뢰인과 상대방을 끊임없이 연구한다. 이는 서로 다른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 행동, 관심사 등을 이해하여 개인화된 통역을 제공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UX 리서처/컨설턴트도 고객(엔드 유저)의 행동 패턴, 선호도, 요구사항 등을 철저히 조사하여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서비스나 제품에 반영한다. 이때는 서비스 제공자의 고충을 듣고, 그들이 '고객 입장'에서 제품/서비스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로, 통역사는 항상 '현장'에 있다. 이를 통해 상호 간의 제스처, 표정, 분위기 등을 느낄 수 있고, 이를 참조해 통역한다. UX 리서처/컨설턴트도 책상 앞에 앉아 있기보다는 현장에서 고객의 의견과 분위기를 파악하고 전달해야 한다. 이는 고객의 직접적인 반응을 관찰하여 서비스나 제품에 대한 개선점을 발견하고 이를 즉시 적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셋째로, 통역사는 언어를 전달하는 것 이상으로 그들의 '숨겨진 니즈'를 파악해야 한다. 이는 표면적인 발언 이면에 숨겨진 의도나 요구사항을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UX 리서처/컨설턴트도 고객의 니즈와 의도를 파악하고 제품 또는 서비스에 반영해야 한다. 이때 표면적으로 보이는 요구사항 이면에 숨겨진 고객의 실제 니즈를 파악하여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서비스 품질을 향상하는 데 기여한다.


결국 UX 컨설턴트/리서처는 통역사와 동일하게 우리의 ‘고객’을 누구보다 잘 알아야 하는 가장 확실한 임무와 책임이 있다. 고객에 대해 자신이 가장 잘 알고, 고객의 마음을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현실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UX 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AI가 많은 일자리를 위협하고 대체해 나가는 시점에서 UX 종사자는 자신의 역할을 더욱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잘 정의된 역할은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더라도 우리의 일자리를 효과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아래는 새로운 기술이 아무리 많이 등장하더라도, 고객의 마음과 니즈를 면밀하게 파악해야 하는 필요성을 보여주는 두 가지 예시이다.


1. 중고등학생이 스마트폰을 무조건 2개씩 들고 다니는 이유:

최근 유튜브 채널 '썰플리'에서의 사례는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다. 두 명의 중학생에게 '요즘 자주 듣는 노래'에 대해 물었을 때, 그들이 현재 사용 중인 스마트폰이 공기계여서 즉시 보여줄 수 없다는 응답이 돌아왔다. 스마트폰이 공기계인 이유를 물었을 때, 최신 폰들이 사진 촬영 시 자동 보정 기능을 가지고 있어 잡티나 얼굴의 외모를 자동으로 보정해 주는데, 이러한 기능으로 인해 중학생들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이들은 오히려 고도의 보정이 적용되지 않은 과거의 폰을 사용하여 원하는 모습으로 사진을 찍고, 이를 에어드롭으로 현재 사용 중인 폰으로 옮겨 별도 앱을 사용하여 직접 편집한다고 전했다. 이 사례는 기술적인 혁신만을 강조하는 시대에서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해당 기술이 환영받지 못하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이미지 출처: 유튜브 썰플리


2. 본체와 분리되는 배터리 신기술 아이디어(?)를 고안해 낸 초등학생:

한 초등학생의 네이버 블로그 글이 어느 날 화제가 되었다. 해당 학생은 배터리가 분리되는 스마트폰에 대한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글을 올렸다. 이는 2G 폰과 초창기 스마트폰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분리되는 배터리가 그 경험을 하지 못한 이들에게는 신기술로 다가왔던 것이다. 배터리가 본체와 붙어있어 배터리가 빨리 달 경우 외부에서 빠른 충전이 어렵다는 고충에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법으로 이해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많은 비용을 들여 신기술을 개발하는 시대에 매몰되어 있는 우리가, 이미 확보된 기술을 어떻게 재결합하고 재활용하여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하는 사례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인


글을 마무리하며

AI 시대가 점차 발전하더라도, 통역가의 역할은 여전히 필수적일 것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통역가가 가진 재치, 컨텍스트(Context:맥락) 이해, 그리고 상황 파악 능력은 여전히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은 UX 리서처/컨설턴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다만, UX 리서처/컨설턴트도 이러한 격변의 시대에 자신이 어떻게 차별화된 역량을 갖출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차별화되어 고객 니즈를 발굴하고 이를 현업에 적용시킬지를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기술적인 부분은 점점 더 자동화되겠지만, 인간의 감성과 상호작용은 여전히 중요하다. UX 리서처/컨설턴트로서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여 어떻게 혁신적인 방법으로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제공할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


By insight.c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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