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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sight coco Apr 10. 2021

택시기사는 카카오T 프로멤버십에 대해 어떻게 느낄까?

택시 기사는 카카오 택시에 대해 어떻게 느낄까? (2편)

3월 말, 집에서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 신기하게도 '호출하기'와 동시에 택시가 잡혔다. 같은 단지 주민이신 기사분께서는 당신도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던 중 내 콜을 보고 운 좋게 수락하게 되었다고 한다. 같은 동네 분이라는 특유의 유대감 때문인지, 택시 기사분과 자연스러운 대화를 이어 나갔다.


#카카오 T 프로 멤버십 6일 차 이용자

기사님께서는 최근 카카오 T에서 출시한 월 9만 9,000원의 택시기사 전용 '프로 멤버십'에 가입해 6일 정도 이용 중이셨다. 기사 2만 명을 대상으로 우선 신청을 받았고, 첫 3개월은 5만 9,000원인데 첫 달은 무료라고 한다.


해당 멤버십에 가입하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로 인해 대폭 줄어든 택시 수요 속에서 조금 더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다고 한다.


터미널이나 역사와 같은 곳에 정차해 무작정 손님을 기다리는 타입이시기보다는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손님을 태우는 편이신데, 최근 저녁 시간대에는 콜이 1시간 가량 뜨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제가 콜을 수락하는 여부와 관계없이 일단 앱에 손님들 콜이 여러 번 뜨는 게 정상인데, 요즘은 콜이 전혀 안 떠요. 심지어는 카카오 수요지도라고 있어서 손님 콜이 많은 지역을 빨간색으로 보여주는 기능인데, 막상 해당 지역에 가보면 콜이 하나도 뜨지 않아서 신뢰도 가지 않아요."


결국 기사님은 손님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에서 수요 지도와 같은 기능들이 제공하는 데이터와 실제 본인이 체감하는 정도가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끼면서 더욱더 불안해진 것이다.



#택시 기사님이 말하는 '프로 멤버십의 장점'

1. '선호 부스터', 희망하는 선호 지역을 구단위로 입력해 해당 노선의 콜을 우선적으로 확인

프로 멤버십 이전에도 선호 부스터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지만 설정할 수 있는 지역의 개수 제한이 있었다. 프로 멤버십에서는 개수 제한을 없애고, 기사가 원하는 다양한 선호 지역을 설정하여 원하는 노선의 콜을 우선적으로 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이전에도 선호 부스터라고 있었는데 한 개 정도 설정이 가능했거든요. 내가 원하는 지역을 설정해 놓고, 해당 방면의 손님 콜이 뜨면 우선 배치받다 보니 매우 좋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날 해당 기능이 사라졌고, 지금 와서 보니 프로 멤버십에 적용시켰고 개수 제한도 없애 버렸더라고요."


결국 카카오 T에선 기사분들에게 '선호 부스터' 기능을 우선 무료로 사용해 보게끔 한 이후, 이를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였다. 기사님 입장에서는 기존에 유용하게 사용하던 기능을 더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면서 상실감이 일부 작용하였고, 해당 기능을 다시 사용하기 위해 프로 멤버십에 가입하게 되는 경우였던 것이다.


2. 기존 '카카오 T 블루 택시' 보다 높은 업무 효율성

카카오 T 프로 멤버십이 출시되기 이전, 카카오 T 블루 택시가 있었는데 기사분 입장에서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많아 보였다고 한다. 블루 택시는 카카오 T와 제휴된 회사에서 근무하며 총매출의 3.3%만 카카오에 지불하면 되는 방식이었는데, 많은 택시 콜을 받을 수 있고 정규직에 안정적인 월급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다른 많은 장점이 있지만, 대표적인 단점으로는 콜을 강제 배당받다 보니 일이 오히려 많아진다는 것이었다.

"프로 멤버십은 내가 원하는 노선의 콜을 먼저 잡을 수 있는 권한을 무제한 주겠다에 가까운 반면, T블루는 본인 뜻보다는 모든 콜을 강제로 배당 받다보니 오히려 일이 더 많더라고요. 내가 스스로 노선을 짜지 못하다 보니, 원치 않는 지역이나, 먼 곳까지 가야 하는 상황들도 빈번하게 생기게 되고요."


기사님들의 개인 선호도에 따른 콜 수락이 아닌, 거리에 상관없이 모든 콜을 받아야 하는 T블루는 기사님들의 피로도가 오히려 높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기사님들은 택시 업을 하면서 자신만이 쌓은 영업 노하우가 있었고, 이를 강제적으로 해지시키는 T블루 보다는 자신의 업무 성향을 유지한 상태에서 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프로 멤버십에 더 매력을 느끼는 것이었다.


3. 손님이 자신을 '단골 기사'로 지정해 놓으면 해당 손님의 콜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음

택시를 이용한 손님이 기사가 마음에 들어 단골로 등록해 놓으면, 기사님은 해당 손님의 콜을 우선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택시업은 일반 요식업과 달리 단골손님을 만드는 게 어렵고, 손님에게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해당 노력은 휘발되기 마련이었다. 내가 아무리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고 해당 손님을 다시 태우게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희박했기 때문이다.


택시 이용 후 택시 기사 평가 과정, '이 기사님 또 만나기' 설정 기능


"지금은 6일 동안 프로 멤버십 이용하면서 두분이 저를 단골로 지정해주신 것 같아요. 지정해주실 때마다 한 명이 신청했습니다, 두 명이 신청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떠요."


단골손님의 숫자가 올라가면 갈수록 기사분의 기분이 좋아지고, 손님들에게 더 친절한 태도로 취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는 있을 수 있다. 또한 단골손님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단골 손님을 더 많이 태울 수 있게 되기는 하겠지만, 해당 기능은 여전히 한계점이 있어 보였다.


기사님의 앱에서는 개인정보법상 단골손님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확인할 수 없었다. 단순히 몇 명이 나를 단골로 등록해 놓았는지, 마치 SNS 상의 내 팔로우가 몇 명인지 숫자 정보만 알 수 있었다.


단골 손님에 대한 어떠한 정보다 없다 보니, 우연히 해당 손님을 다시 태우기 이전까지는 해당 기능을 통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개인정보 침해를 하지 않은 선에서 기사들이 최소한 자신을 단골로 지정한 손님을 언제, 어디서 태웠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있다거나, 혹은 손님 입장에서는 자신의 친구가 등록한 좋은 기사님을 나도 배정받을 수 있는 등으로 서비스가 발전된다면 기사님들에게 조금은 더 실용적인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싶다.



# 글을 마무리하며

우연히 만난 기사님을 통해 최근 카카오 T에서 출시한 프로 멤버십이 기사님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고객 가치에 대해 분석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특히, 지금과 같이 우티, 아이엠 택시, 마카롱 등 국내의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들이 출시되고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각 회사들이 고객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취하고 있는지 궁금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P.S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신 김기사님께 감사의 말씀 전합니다.)


By insight.c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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