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아, 보영해

완벽한 문장보다 서투른 진심이 그리운 이유

by 미완

무한도전에서

한 일반인이 연인에게 영상 편지를 보내다

말이 엉켜버렸다.


하려던 말은 단순했다.

“사랑해, 보영아.”


하지만 마음이 먼저 튀어나오면서

문장은 따라오지 못했고,

그 말은 결국

“사랑아 보영해”가 되었다.


모두가 웃음으로 가득 찼지만,

이상하게도 그 장면은 기억에 오래 남았다.

틀린 말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 시절의 사랑은

문장을 완벽하게 만들지 않았다.

맞는 말을 고르기보다

먼저 말하고 보는 쪽에 가까웠다.


물론 그때도

분명 문장을 고쳤을 것이다.

어떻게 말할지,

이 말이 맞는지,

머릿속으로 몇 번쯤은 되뇌었을 것이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고친 끝에 결국은

말하긴 했다는 것이다.


말이 조금 엉켜도,

발음이 틀려도,


마음이 먼저 나가는 걸

끝내 멈추지는 않았다.


지금 우리는 조금 다르다.

마음이 생기면

먼저 문장을 다듬는다.

이 말이 괜찮은지,

보내도 되는 타이밍인지,

혹시 부담이 되지는 않는지.


그러다 보면

사랑은 종종

끝내 전송되지 않는다.


요즘 세대에게 연애는

마음만으로 시작하기엔

너무 많은 조건을 요구한다.

경제적인 여유,

불확실한 미래,

관계의 책임과 리스크까지

사랑보다 먼저 계산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느끼는 순간보다

말하지 않는 이유를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가끔은

“사랑해 보영아”를 말하려다

“사랑아 보영해”가 되어버리던

그 서투름이 그립다.


말은 틀렸지만,

마음만큼은

분명히 도착하던 시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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