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나는 글을 쓰지 않는다.
그 사이에 시련은 멈추지도 않고, 징그럽게 몇 번이고 찾아와 나를 무너뜨렸다.
눈앞에 있는 무언갈 부셔 버릴 수도 없고 내 몸을 망가뜨릴 수도 없다.
목 놓아 울 수만 있고 쌓여 온 만큼 쏟아낼 수 있다.
허벅지부터 가슴, 입술, 어깨, 팔이 저릿했다.
온몸과 함께 왼쪽 얼굴이 저려왔다.
입술이 말려 들어가고 왼쪽 눈꺼풀이 저릿거렸다.
울음의 끝이 웃음이라는 걸 알았다.
울면서 웃는 기괴한 모양새가 됐다.
지글거리는 반쪽 얼굴을 이불에 파묻으며 과한 호흡을 그제야 진정시켰다.
내가 괴로운건 신이 나의 글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불행해야지만 글을 써 내려가니까 이렇게라도 나를 못살게 구는거다.
신의 뜻대로, 잔혹한 동화는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