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 핸드폰만 보는 사람

by 아모나

바보상자.

사람들이 바보같이 네모상자만 들여다보고 있다고 해서 붙여졌던 그 이름.

이제는 한 손안에 들어올 만큼 작아진 바보상자를 쥐고 눈을 끔뻑거린다.


손가락만 까딱거릴 뿐, 다른 신체활동은 전혀 없지만 이 작은 네모세상만은 아주 바쁘다.

사람들이 깔깔 웃으며 농담을 던진다. 연기를 한다. 너도 나도 웃으며 웃음을 참기도 한다.

그들은 바쁘게 말을 하고 움직이고 웃는다.

내가 존재하고 있는 세상과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만큼.


그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현실.

그대로 버튼을 한 번 누르면 눈앞에서 끌 수 있다.

현실을 껐더니 검은 화면에 진짜 현실이 비친다.


멈춰버린 것처럼 아주 느린 세상,

웃음이 없다. 소리가 없다. 움직임도 없다.

끔뻑거리는 눈을 통해 멈춘 것은 아니란 걸 알 수 있다.


바보는 그렇게 눈을 감아버린다.

진짜로 멈춰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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