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던 것은 아니었다. 차라리 운명 같은 것이다.
시간이란 장작을 끊임없이 제공하는 내 덕에 새벽이 끊임없이 거멓게 타들어 간다. 내 마음을 내가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게 서러워 하염없이 짠 눈물만 흘리는 내 덕에 새벽의 농도가 짙어진다.
텅 빈 손등이 싫어 일부러 생채기를 내고 그 위를 다른 손으로 덮으며 눈 가리고 아웅, 그렇게 겨우겨우 외로움을 가린다. 텅빈 손등은 생채기로, 생채기난 손등은 다른 손으로.
여느 때처럼 새벽살이를 한다.
불행한 하루를 견디기 위해서 조금 일찍부터 불행을 자초하는 버릇이 있다. 이 나쁜 버릇을 고쳐먹자고 누구보다 일찍 잠에 들면 금단현상 일어나듯, 불행해지는 꿈을 꾸고 발작을 일으키며 깨곤 한다.
새벽을 사는 사람이 되고자 한 적은 없었다. 나는 부나방과 비슷한 운명이다. 새벽을 향해 달려들고 마는.
내 어느 살점은 딱딱한 달덩이에 부닥쳐 얼어 죽었고, 내 어떤 얼굴은 새벽이 뜨거운 줄 몰랐다며 울고 불고 난리를 치다 달아났다. 남은 나의 부분들은 적응했거나 이내 체념했다.
새벽을 산다.
멈추지 못한 기계처럼 한없이 써내려가거나, 울지 못한 귀신이 붙은 것처럼 울며불며 사랑하면서.
윤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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