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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의취향과 윤글 Jul 24. 2017

유리,

컵 밖에서 컵 안쪽이 보인다. 물 위에는 컵 바깥의 빛이 분해되어 다른 테두리가 만들어지고. 어젯밤엔 차라리 물속에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물 위를 걷는 기분을 짐작했다. 어차피 그런 건 평생 모를 테니까, 아마도, 나는 평생 모를 기분이라고 간단히 정의내렸다. 컵을 기울였다. 물이 출렁이며 뭉그러진다. 같이 뭉그러진 빛 테두리는 아무래도 만져지지 않는다. 여전히 컵 밖에선 컵 안쪽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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