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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한 걸 시작했나 싶었던 글쓰기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

by 이원희

책 한 권


벼락 맞은 것 같은 나에게 영향을 준 책들은 많이 있었지만, 딱 한 가지를 꼽자면 순수하고 맑은 긍정에너지 뿜뿜 쏟아내는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 머리 앤 이다.


상상하면서 시를 읊조리듯 앤이 하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노래하는 것 같고, 함께 있는듯한 느낌이 들어서 좋다. 앤이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하고 긍정적인 시선이 내 마음을 따스하게 채운다.


"세상이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거니까요!"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다.

책을 읽으며 밑줄 친 부분들은 내가 살아가면서 한 번씩 지금처럼 읊조리고 되새김질하며

나에게 매번 영향을 준다.


우연히 알게 된 ‘하루 10분 글쓰기’ 18기를 시작으로

3권의 문집이 나왔고. 벌써 21기도 4권째도 마무리를 하고 있다.


이것을 계기로 우연히 글쓰기 모임도 가게 되었다.

늘 책을 함께하고, 글쓰기를 하던 분들과 대화를 해보니 글의 깊이와 대화의 농도가 나와는 완전히 다른 세상 사람들 같았다. 불편하지 않지만, 편하지 않는 낯선 모임 안에서 나는 익숙한 것만 하려고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줄눈 말고 다른 곳에서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어린아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당연히 미숙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글쓰기에 익숙한 분들 사이에서 나 자신이 작아지는 것 같아 위축되기도 했고, 동시에 새로운 배움의 설렘이 내 안에서 피어오르기도 했다.


며칠 전 브런치 작가 합격했다고 메일이 왔다. 내 삶에도 조금은 변화가 생겼다.

글을 쓰는 삶과는 아주 먼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아마추어지만 글 쓰는 삶을 꿈꾼다.


생각처럼 쉽지 않아서 괜한 걸 시작했나 싶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일이 일어나는 것 같아서 신기하다.


꾸준하게 책을 읽으며 나의 인생 책을 찾아야겠고, 글쓰기를 멈추지 말아야겠다.

앞으로도 책과 글쓰기가 선사하는 긍정적인 변화들이 내 삶에 더 깊이 스며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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