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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영어공부

by 이원희

언어 마스터


무조건, 애증의 영어를 선택하겠다.

왜 그렇게 학교 다닐 적에는 영어가 싫었을까?


우리나라가 일본이 아닌 미국의 식민지었다면 어땠을까?

필리핀처럼 한글이랑 영어도 함께 쓰지 않았을까?

쓸데없는 이야기까지 끌어드리며 농담처럼 이야기해 본 적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난 그냥 영어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단어암기도 안되고, 이해가 안 되는 상황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건 불가능했다.


호주에서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있으며 영어권친구들보다는 대만, 일본인, 중국인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내가 일하던 곳은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였고, 대부분 한국인들과 일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업무용 영어와 생존 영어만 간신히 익혔을 뿐, 내 영어 실력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었다.

게다가 일하느라 호주를 제대로 여행하지도 못하고 돌아왔다.


환경이 주어지면 영어가 저절로 된다는 말은 절대 사실이 아니다.
꾸준히 노력하고 공부해야만 한다. 그런데 나는 왜 그렇게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하지 못했을까?
더구나 나는 나중에 외국인들만 오는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고 싶다. 영어 공부는 필수인데...


영어는 심플하고 개방적이며, 만국 공통어다.

기본 중의 기본이기에 반드시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막상 머리는 잘 돌아가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영어를 재미있게 가르쳐주는 계정을 보면 신기해서 팔로우를 누르지만, 정작 내 머릿속에는 생각만 쌓이고 공부는 진전이 없다.

나는 일머리는 있는데, 혹시 공부머리는 없는 걸까?

"신이 계시다면, 제게 언어 능력을 하나만 완벽하게 주신다면 망설임 없이 '영어를 주소서!'라고 외칠 겁니다." 아니, 단 한 번 본 단어라도 안 까먹게 해 주신다면 그걸로도 감사하겠습니다.


한 외국인이 TV 프로그램에서 이런 말을 했었다.
"한국은 모국어로 과학, 사회 등 모든 과목을 배울 수 있어서 너무 부러워요. 우리는 영어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지 않으면 다른 걸 배울 수가 없어요."


맞다. 한국에서는 영어를 몰라도 다른 과목을 배우는 데 문제가 없다.
모국어로 공부하니 이해가 빠르고, 그래서 뛰어난 인재들도 많이 나오는 게 아닐까?
역시 한글은 멋지고, 굉장하고, 아름다운 언어다. 우리나라에 한글이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 보니, 영어는 여전히 중요하다.
모든 것이 영어로부터 시작되고, 모든 것이 영어 버전으로 존재한다.
영어권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영어를 공부할 수밖에 없다.


결심했다. 2025년에는 진심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하겠다.
나만의 방법을 찾아서, 이번에는 끝까지 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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