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아티 북클럽’에서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 책을 같이 읽는다. 저자는 창조성을 일깨우려면 먼저 자신 안에 내재된 창조성을 찾아야 하는데 그러기 위한 방법으로 ‘모닝 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를 활용하라고 한다.
‘모닝페이지’란 매일 아침 일어나서 의식의 흐름을 세 쪽 정도 적어가는 것이다. 모닝페이지를 처음 쓸 때는 쓸 것이 없어서 한 페이지를 넘기기 어려웠다. 그래서 오늘 할 일도 쓰고 그러다 떠오르는 것이 있으면 쓰고, 그렇게 쓰다 보면 어떤 때는 두 장을 넘기기도 한다. 일어나서 아무 생각이 없을 때도 있지만 가끔은 생각지도 못했던 일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 어제 해결되지 않은 감정이 있을 때는 신기하게도 그 생각이 떠올라서 막 쓰게 된다. 모닝페이지를 쓰다 보면, 나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내 감정을 읽을 수도 있고 때로는 감정이나 두뇌의 배수로 역할을 해서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던 감정들을 쏟아낼 수도 있어서 내면이 치유가 되는 느낌이 든다.
창조성을 발견하기 위한 또 다른 도구는 ‘아티스트 데이트’이다. 이것은 매주 두 시간 정도 시간을 정해 두고 이 시간에는 나의 창조적인 의식과 내면의 아티스트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것이다. 창조성이라는 어린아이와 단 둘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시골길 걷기, 일출이나 일몰을 보러 해변에 가기, 낯선 교회에 가기, 여행하기, 농구나 볼링 등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매일의 산책, 가끔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좋아하는 커피 향과 모르는 사람들 속에서 책 읽기, 숲 속도서관 나들이, 전시회나 공연 관람 등, 나의 일상을 보면 아티스트 데이트 같은 일이 많지만 그래도 ‘아티스트 데이트’라는 이름을 붙이고 나니 뭔가 더 의미 있고 특별해지는 기분이다. 전에는 누군가와 같이 했다면 요즘엔 혼자 해도 좋은 것이 좀 달라진 점이다.
저자가 하라는 것 중에서 아티스트 데이트가 제일 맘에 든다. 아티스트 데이트를 위해 나는 주변 경관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그곳에만 있는 좋은 책들을 만날 수 있는 숲 속 도서관 나들이를 가끔 한다. 인왕산 ‘윤동주 시인의 언덕’ 아래에 있는 한옥으로 된 운치 있고 아름다운 청운 문학도서관, 창 밖에 숲을 바라보며 책을 읽을 수 있는 봉제산 책쉼터, 책이 있는 서재 안에 카페가 있는 방배숲 환경도서관 등을 다녀왔다. 이렇게 분위기 좋은 숲 속도서관을 다니며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다 보니 예상치 못하게 만나는 좋은 책들을 읽을 수 있고 주변에 숲길을 걸을 수도 있어서 몸도 마음도 힐링이 된다. 내 안의 어린 아티스트도 기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티스트 데이트를 핑계 삼아 요즘엔 전시회도 많이 간다. 얼마 전 빛의 벙커 샤갈전과 뭉크전, 강요배 전시회, 젊은 음악가 장주훈 콘서트도 다녀왔다. 모닝페이지를 잘 못쓰니까 아티스트 데이트라도 열심히 해야지 스스로 위로한다. 뭔가 내 안의 아티스트가 좋아하고 성장하리라 믿으며.
이 책은 12주 과정으로 나뉘어 각 섹션별로 특정 주제를 다루고 있는데, 각 장을 읽으면서 마음에 와닿는 문구나 단어를 이용해 글을 쓴다. 이 과정을 두 번 마치고 세 번째 하고 있다. 빠른 성장을 보이는 멤버도 있고, 성과를 내는 사람도 있지만 다 각자의 속도로 잘 가고 있는 것 같다. 겉으로 드러나는 건 잘 모르겠지만, 내 안의 아티스트가 자라고 있다고 믿으며 오늘도 줌에서 서로의 글을 피드백하며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