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
그 무게를 견뎌라
사람을 판단할 때 말보다 그 사람의 행동을 보아야 한다. 나는 말로는 야망덩어리였지만 행동은 그렇지 못했다. 편하게 살면서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 하면서, 얻고 싶고 하고 싶다 생각만 했다. 그 생각에 어울리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이렇게 살면서 저렇게 되고 싶다는 것은 욕심이다. 나의 모순된 욕망이었다.
입사 초기엔 나름 열정을 가지며 내가 있는 곳에서라도 뭔가를 이뤄보고 싶었다. 결과는 '반항의 아이콘'이란 별명만 생겼다. 다른 효율적인 방법도 있고 우리에게도 남에게도 좋은 일은데 아무도 시도하려고 하지 않는다. 안 한다고 뭐라 하는 사람 없고, 더 한다고 칭찬하는 사람도 물리적으로 얻을 수 있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시간은 꾸준히 흘렀고 편한 곳에 이미 물들어 버린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나도 그런 환경에 점차 물들어갔다.
<오리지널스>라는 책에서 불만족스러운 상황의 대응 방법에는 4가지가 있다고 했다. 탈출, 표출, 방관, 인내이다. 탈출과 표출은 상황을 바꿀 수 있지만 방관, 인내는 현상만 유지된다. 상황을 바꾸고 싶을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자기 의견을 표출하고, 필요하다면 탈출 준비를 하면서, 위험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방관이나 인내가 아닌 표출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어느 순간 내가 가진 안정성이 불리함이나 불행이 아니라 장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다양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도하면서 나의 야망을 표출하고, 하다가 그것이 내게 더 큰 만족을 준다면 탈출 준비도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아직까지 많은 시도를 하진 못했지만 그것을 깨닫고 하나씩 실천하면서 만족감은 더 높아졌다. 누구나 반복되는 일상으로 인한 지루함이 생기곤 한다. 내가 하고 싶은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어제와 다른 오늘을 보낼 수 있게 한다. 지금은 지루할 틈이 없다.
나의 모순된 성향은 양향성이다. 나는 내향적이기도 하고 외향적이기도 하다. 중학교 때까진 내향적이었고 부끄럼도 많았다. 고등학교 때부터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다 보니 성격이 바뀌었다(성적도 바뀌었다). 외향적인 친구들 덕분에 옮아온 것인지, 내 안에 숨겨졌던 본능이 나온 것인지는 모르겠다. 외향적이냐 내향적이냐 물으면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 외향적인 사람으로 완전히 바뀐 줄 알았는데 내향성도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성격이란 무엇인가>, <파는 것이 인간이다>와 같은 책을 읽으며 내가 양향성임을 깨달았다.
<파는 것이 인간이다>는 대부분의 일이 영업직이라고 설명하는 책이다. 영업직이 아니더라도 보고서를 팔고, 아이디어를 팔고, 서비스를 판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향적인 사람이 영업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실적을 비교해보면 그렇지 않다. 내향적인 사람도 실적이 좋다. 영업직에 어울리는 사람은 양향적인 사람이라는 내용도 있다. 여러 책과 상황을 통해 내 성격에 대해 이해하고 나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갔다.
양쪽의 성향을 모두 만족시키려면 내 성격이 모두 만족하는 지점을 파악하면 된다. 일주일에 사람 만나는 약속이 너무 많아도 안되고, 너무 없게 하지도 않는다. 약속을 제한한다. 철저하게 주 몇 회로 제한하는 것은 아니고 내 상황에 맞게 조절한다. 만나서 힘들 것 같으면 다음으로 미루고, 사람들과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으면 약속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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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긍정적 자존감이 실제로 우리에게 저항력과 힘, 재생 능력을 제공하는 의식의 면역 체계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면역체계가 튼튼하다고 해서 병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병에 걸릴 확률은 줄어든다.
<자존감의 여섯 기둥> p.49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어수선한 시국 때문인지 자존감을 의식의 면역체계로 비유한 문장이 눈에 띄었다. 한 때 회복탄력성이란 말에 꽂혔었다. 내가 회복탄력성이 낮다고 생각한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높다면 회복탄력성도, 도전 의식도, 나 스스로를 먼저 응원하는 힘이 있을 것 같다. 신체 면역체계도 늘 높은 사람은 없다. 몸을 따뜻하게 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고 청결한 위생을 유지하면서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 문장을 보며 자존감도 그렇게 신경 쓰고 챙겨줘야 할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부터 자존감에 대해 알아갈 테지만 내가 보기에 나는 자존감이 낮은 편은 아닌 것 같다. 이 전에도 자존감에 관련된 책이나 영상, 글들이 많이 올라왔을 때 읽지 않았다. 내게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의 초반부에 자존감이 무엇이냐 했을 때 그저 '자기 스스로 존중하는 마음'정도만 떠올랐다. 이것이 전부가 아닐 것 같다. 이 책을 조금씩 읽고, 매일의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자존감, 나와 타인에 대해서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내가 될 것 같다.
<참고도서>
자존감의 여섯 기둥
오리지널스
성격이란 무엇인가
파는 것이 인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