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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암사자 Dec 30. 2022

[소설] <우럭 장례식> 28. 성인의 방법


16층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복도 너머로 누군가 악을 쓰고 고함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초코의 이사로 한동안 쥐죽은 듯 조용했던 복도가 인간이 짖는 소리로 가득하다. 범주는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개 짖는 소리의 근원을 찾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었지만 굳이 문에 귀를 대어 볼 필요는 없다. 이번엔 틀림없이 1602호, 민기의 집에서 나는 소리다. 그는 점점 더 선명해지는 소리를 따라, 복도 끝까지 걸어갔다. 


범주가 문을 두드리자, 문틈으로 새어 나오던 고함 같은 소리가 멈췄다. 쿵쿵거리는 발소리가 들리고 문이 열렸다. 범주가 간단히 인삿말을 하려 얕게 숨을 들이 마셨는데, 민기가 귀에 휴대전화를 가져다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곤, 말대신 숨만 뱉었다. 민기는 들어오라는 손짓을 한다. 전에 본 적 없는 심각한 표정을 하고서다. 범주는 조용히 식탁 의자를 끌어 앉았다. 민기의 수화기 너머로 날카로운 목소리가 끊임없이 흘러 나왔다. 민기는 가만히 잘 듣고 있는가 싶더니, 갑자기 길길이 날뛰며 소리를 치기 시작했다. 


“그만좀 하세요!”



<우럭 장례식> 28편 이어서 읽으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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