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은 지극히 주관적이지 않나요?

장마처럼 비가 제법 오는, 아주 좋은 날

by 암시랑

비가 옵니다. 그것도 장마처럼 제법 많이 옵니다.

이런 날에 "참 날씨, 좋다!"라는 말을 한다면 정신 나간 사람 보듯 보려나요?

사실 감정이라는 게 참 주관적인데…

날씨도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쨍한 날, 눈이 부셔 하늘 한 번 보기 어려운 날보다

이렇게 비도 내려주고 날도 제법 분위기 있게 어둑해 주면

키스하고픈 연인들도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좋은 날, 좋은데 좋다고 하지 못할까 싶어요.

날씨는 더더구나 주관적인 감정인데요.

raining-in-the-city-2448749.jpg ⓒ Pixabay



출근길, 그동안에도 경쾌한 멜로디에 슬픈 노랫 말이 기가막히게 어우러져

참 좋은 노래라고 생각하던 장범준의 <흔들리는 꽃들 속에서 네 샴푸향이느껴진거야>가 나옵니다.

비가 내리는데 말이죠.

그 흔들리는 꽃들은 이제 떨어질테죠.

어떤 계절이 너를 우연히라도
너를 마주치게 할까
난 이대로 아쉬워하다
너를 바라만 보던 너를
기다리면서 아무말 못하고
그리워만 할까

하지도 못하는 노래에 감정만 잔뜩 실어 따라 부르다 이 대목에서 목이 메었습니다.

얼마나 사랑하면,

얼마나 그리우면,

바라만 보는 것으로도 목이 메어 아무말도 못할까요.

그리고 우연이라도 마주치길 바라던 얼마나 많은 날들이 있었을까요.

얼마나 많은 숱한 계절이 있었을까요.

그 마음 모두 헤아리긴 어렵겠지만, 안 되겠지만

그럼에도 같이 눈물 흘려줄 수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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