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이상한 로맨스 시리즈 1
"그의 로션 향을 맡을 수 있을 만큼 거리가 가까워졌다. 이 강한 수컷의 냄새를 이겨내야 한다." p119
아, 얼마나 로맨틱 한 말인지. 덩달아 내 얼굴이 달아오르며 그다음을 기대하게 된다. 책 표지에 은근 껴들은 '야릇하다'라는 단어 말고는 정말이지 이 작은 소설을 대변할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 싶을 정도다.
어찌 보면 이 책은 당찬 어깨에 근육질 몸매 거기다 빨래판 복근, 말 허벅지 같은 튼실한 다리를 가진 말 그대로 '뻑'이 가는 남자와 갑작스러운 언니의 죽음으로 조카의 보모를 자처하며 대도시를 떠나 엉겁결에 바닷가 마을로 흘러들어 온 여자의 뻔한 로맨스일지도 모른다.
복잡하고 머리 아픈 갈등은 없다는 게 오히려 밍밍한 로맨스여서 재미는 살짝 반감되지만 편안하게 몰입할 수 있다. 해변으로 떨어지는 빛으로 목욕하는 기분이나 최대한 적게 가린 남녀가 서핑 보드 위에서 바다를 넘실대는 장면을 상상하는 건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는 바닷가 마을에서 벌어지는 로맨스는 결코 경박하거나 야하지 않지만 흥미진진하다. 단박에 읽어 버려야 직성이 풀릴 정도로 애니와 가브리엘의 로맨스는 이미 콘월에서 파이를 굴리고 서핑보드에 오르는 나를 상상하게 만든다.
로맨스는 작지만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