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돌봄은 국가의 책무다.

by 암시랑

오랜만에 장애와 관련한 책을 읽었다. 미국 양육 활동가이자 작가로 자신 역시 발달장애아를 양육하는 부모의 입장에서 쓴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라는 책인데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같은 입장의 부모들과 만든 틸트 페어런팅(TiLT Parenting)을 소개하면서 자신이 개발한 양육법인 틸트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틸트 페어런팅은 '내 아이에게 각도를 기울인 교육'의 의미를 담고 있는데 설명하자면 아이에게 철저히 맞춰진 양육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다. 사회가 '정상성'이라는 기준에 매몰되어 그 이상이거나 이하인 사람들에게는 '장애'라는 진단을 내세워 구분적 사회 책무를 하는 것을 비판하면서 '두뇌회로가 다른' 아이를 양육한다는 일이 어떤 것인지 현실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7 장애의 돌봄은 국가의 책무다.jpg 우리 아이는 조금 다를 뿐입니다 표지 ⓒ수오서재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대한민국은 국가가 해야 할 책무인 사회권이 얼마나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들었다. 휠체어를 사용하는 개인이 버스를 타지 못하다가 저상버스를 만들어 탑승이 가능하게 됐다면 그동안 그가 버스를 타지 못 했던 것은 장애가 있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휠체어가 탈 수 없던 버스의 문제였으므로 국가는 당연히 저상버스를 지원해야 한다.


또 수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발달장애 학생이 있다면 수업 시간을 방해하는 문제아로 여겨 차별과 배제를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학습에 흥미와 수준에 맞도록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보조교사나 그 밖의 지원책을 강구해야 한다. 예를 들면 저자는 숫자를 거꾸로 쓰는 학생이 있다면 난독증 혹은 학습부진으로 무조건 제외할 것이 아니라 거꾸로 쓸 수 있다는 공감적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지원해야 하고, 이런 능력은 건축, 미술이나 예술에 꼭 필요한 능력이라고 말한다.


대부분 이런 아이들의 경우,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빠지면 치명적이 몰입을 보여주지만 그 외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에는 별다른 흥미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우리도 재미없는 영화를 볼 때면 엉덩이가 들썩이지 않는가.

각 개인의 다양성과 개성을 '정상'이라는 틀에 획일화하는 사회 인식을 바꾸고 장애를 개인의 문제나 결핍으로 한정하지 않고 그들이 사회에서 자기만의 역량을 발휘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야말로 장애의 돌봄이 가족이 아닌 국가의 책무가 되는 지점은 바로 여기다.



강원랜드복지재단 복지큐레이터로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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