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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뮤직 Jul 14. 2016

[그의 사랑 이야기]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도 사랑이었다


말할 수 없는 비밀 중에서 


누군가 그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감정은 주고받는 것이 아니다’라고, 본인이 누군가에게 얼마나 큰 감정을 주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돌려받는다는 생각은 말아야 한다고. 그는 이제야 그 말 뜻을 이해했다. 

그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를 위해 하는 일들은 모든 것이 즐거웠고 그녀만 생각하면 웃음이 났다.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지만 매일이 다가오는 게 설레고 행복했다. 본인이 아픈 것보다 그녀가 아픈 것이 더 싫었고 그녀가 힘들 바에는 자신이 힘들고 말겠다고 생각했다. 그녀만 웃을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는 간절히 원했다. 언젠가부터 그는 그녀에게 서서히 스며들었고 그가 느끼는 모든 것은 그녀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앞으로의 그의 삶에서 그 혼자 그녀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녀도 그의 생각을 해 주길 간절히 원했다. 

그는 기다렸다. 그가 지금껏 살면서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이런 사랑을 그녀에게 드리고 있다면 지금은 다른 곳을 보고 있는 그녀일지라도 한 번쯤은 그를 돌아봐 줄 것 같았기에 기다렸다. 

하지만 그의 외침은 공허했고 그녀는 돌아보지 않았다. 이제는 자신을 놓아줘야 할 때라고 그녀가 말함에도 놓지 못하고 그녀를 붙들어놓으려 했다. 착한 그녀는 그의 바람대로 곁에는 있었지만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고 그를 한 번만 바라봐주길 바라던 마음은 점점 지쳐갔다. 

그래서 그는 이제 그녀를 놓으려 한다. 그의 욕심이 그녀를 힘들게 했으며 그도 그녀를 사랑함이 너무 큰 아픔으로 다가옴을 느끼기에 이제는 그만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을 해서였다. 

그가 지금껏 그려온 자신의 사랑의 결말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결말은 그 혼자 쓰는 것이 아니었기에 그는 받아들여야 한다. 아프지만 그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아픈 것은 그 혼자 뿐이다. 

서로 사랑을 했던지, 한쪽 만의 일방적인 사랑이었던지, 둘의 사이가 우발적인 잠깐의 이야기 이던지, 평생을 보고 싶을 만큼 가깝지만 이루어질 수 없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랑의 종류에 관계없이 무너져 내리면 그것 그대로 아픈 것이다. 그리고 그 아픔은 아무도 모른다. 그 누구도 그 아픔을 가늠할 수 없고 오로지 아픈 본인만이 알고 있다. 



그는 지금 아프다.    



그는 언제부턴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결국에는 이루어지는 내용의 영화를 좋아했다. 하지만 각본 속에 짜인 우연의 연속으로 인해 이루어지는 사랑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있을법한 이야기이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환상 속의 일들이 그 둘을 하나로 만드는 내용의 영화가 좋아졌다. 

그런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마지막에 사랑을 이룬 아름다운 모습이 나오지만 그 장면을 보고 있는 그는 울고 있는 이상한 상황이 만들어진다. 그때 느껴지는 그 감정, ‘내게도 저런 힘이 있었다면 잘 될 수 있었겠지’ 같은 멍청한 생각부터 그런 능력이 부재하기 때문에 우리는 전혀 이루어질 수 없었다는 합리화까지 다양한 생각들이 드는 그 순간의 감정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가 지금 보고 있는 이 영화도 마찬가지이다. 주걸륜이 감독과 주연을 맡은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실에서는 절대 만날 수 조차 없는 두 사람이 피아노 연주를 통한 시공간 초월을 통해서만 둘이 만날 수 있는 비현실적인 이 영화에서 그는 그가 할 수 없는 사랑을 영화 속 그들은 할 수 있음에 시기하고, 질투도 하지만 이루어졌음에 감사하고 행복했다. 

이 영화의 대표적인 OST ‘Secret’이나 ‘Dou Qin’ 같은 노래들보다 유명하진 않지만 그가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앨범의 15번 트랙, 여자 주인공의 이름을 딴 제목의 ‘Lu Xiao Yu’(루 샤오위)이다. 그 트랙을 들으면 그녀를 좋아하던 시간부터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던 그 순간까지의 감정들이 떠오른다. 그러는 중간에 곡이 하이라이트에 들어가면 그녀의 얼굴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마음이 편해지는 멜로디를 따라가면 만날 수 있는 그 얼굴. 이 노래를 들을 때면 그녀가 그의 가슴을 파고든다.        



그는 ‘아픔도 즐겨보자’라고 다짐한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야지, 언제까지고 그녀에게 메여있을 수는 없으니까. 분명히 힘든 일이 될 것을 알고 있지만, 그는 차분히 조용히 정리를 시작할 것이다.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이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너무 잘 알고 있는 그였다.  

멀쩡해 보이지만 이거 다 버티는 거야. 가장 소중한 부분을 어떻게 피 한 방울 없이 떼어내.

 – Block B ‘몇 년 후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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