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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 빗소리 Aug 09. 2024

함께 라디오를 듣던 겨울밤

VOL.19 / 2024. 8월호. 짧은 시_1

함께 라디오를 듣던 겨울밤



전파가 잡히지 않는 라디오

크게는 말고

새끼손톱 만한 작은 소리로

어둠 속 듣다 보면


모닥불 타는 소리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밤의 전파가 길을 잃는 소리

귓가에서 서로의 미래를 몰래

헤매어 보는 소리


왜 소리라고 생각하지?


네가 말했다

가두지 마

가둘 때마다 금세


사라지고 사라지고

사라지고 사라져

두 손에 쥔

희디흰 겨울눈처럼





허민 – 2015년 웹진 『시인광장』 신인상으로 시를, 2024년 계간 『황해문화』 창작공모제를 통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시집 『누군가를 위한 문장』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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