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9 / 2024. 8월호. 짧은 시_1
전파가 잡히지 않는 라디오
크게는 말고
새끼손톱 만한 작은 소리로
어둠 속 듣다 보면
모닥불 타는 소리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
밤의 전파가 길을 잃는 소리
귓가에서 서로의 미래를 몰래
헤매어 보는 소리
왜 소리라고 생각하지?
네가 말했다
가두지 마
가둘 때마다 금세
사라지고 사라지고
사라지고 사라져
두 손에 쥔
희디흰 겨울눈처럼
허민 – 2015년 웹진 『시인광장』 신인상으로 시를, 2024년 계간 『황해문화』 창작공모제를 통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시집 『누군가를 위한 문장』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