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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y Oct 15. 2021

꽃 (花)

 나는 한자는 잘 모르나 좋아하는 한자 하나 대어보라면 꽃 화(花)라고 말하겠다. 이 한자는 풀이 변하여 꽃봉오리를 맺는다는 의미로 생김새부터 꽃 한 송이와 닮아있다. 꽃 화 자를 부드럽게 잘 써보려고 손가락으로 획을 휙휙 여러 번 그어 본 적도 있다. 한자마저도 꽃은 아름답다.


아름답다. 그래서 나는 꽃을 좋아한다.


 그런 내게 요즘 이상한 버릇이 하나 생겼다. 카페나 길거리에 놓인 꽃을 보면 나는 꽃 잎을 만지기 바쁘다.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아보려는 것이다. 그 생김새가 너무나 정교하여 육안으로 보고 있노라면 이게 참인지 거짓인지 구분할 수가 없어서이다. 그러다 그 촉감이 거칠고 인위적이라면 나는 이내 실망하고 만다. 실망뿐이랴 아주 얕은 허탈감마저 몰려온다.


나는 살아있는 것을 좋아한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좋아한다. 자연이 주는 색깔은 신비롭다. 빛을 반사하여 본연의 색을 투영한다. 나는 그 다채로운 색에 매료된다. 이뿐이랴 꽃은 저마다의 말을 가지고 있다. 그 꽃의 존재의 이유를 꽃말이라는 정의로 저마다 가지고 있다. 이것 또한 얼마나 낭만적인가. 누군가에게 마음을 전할 때, 말과 글 없이 꽃 한 송이로 가능하다. 꽃이 이미 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헌데, 이러한 꽃은 금방 져버린다. 하여 사람들은 가짜를 만들어 꽃의 아름다움을 시간 속에 가두어 두려하나 보다. 눈으로는 그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알 수 없으나 손의 감촉은 속일 수가 없다. 아, 이 점은 참말 다행이다. 감쪽 같이 속지 않아도 되니 말이다. 적어도 내 손 끝으로 그 아름다움의 진실을 구분할 수 있으니 말이다.


 사람의 마음도 이와 같으면 어떨까 나는 생각한다.  


 손으로 만져보아 진실이 무엇인지 구분할 수 있다면 우리는 거짓말 아니할 테니.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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