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크니까 왕귀엽다
미국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강아지를 많이 볼 수 있다. 사이즈가 커서 강아지라기 보다는 개라고 말해야한다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그냥 귀여우니까 강아지라고 하겠다!
한국이 중소형견 위주로 키우는 데 비해 미국은 대형견을 많이 키우는 느낌이다. (그래도 소형견들도 종종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대형견을 키워서 그런지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더 신경을 쓰는 것 같았다.
예를 들어서, 내가 사는 아파트 건물에도 대형견들이 살고 있는데, 엘베에서 가끔 만날 때가 있다. 그럴 때 견주들은 대형견을 구석에 밀어서 최대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안 주게끔 했다.
출근길에 아파트 건물을 나설 때, 인간 2명과 대형견 3마리(허스키랑 리트리버였다)가 있었는데, 딱 문에서 맞닥뜨리게 되었다. 견주분이 강아지를 옆으로 치우면서(? 치운다는 게 맞는 표현인지 모르겠으나, 다른 적당한 단어가 없다) "Sorry"라고 했다. '난 강아지 좋아해서 강아지랑 맞닥뜨려도 좋은데, 힝힝'이라고 생각하면서 지나갔다.
대형견은 줄도 진짜 짧게 잡고 다니고 입마개를 한 강아지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난 서울에서는 길에서 입마개한 강아지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물론 다 중소형견이라서 입마개를 안 해도 되서 그럴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강아지 똥도 다 잘 치운다. (맨해튼이나 내가 사는 저지시티에서 본 적 없다. 하지만 지난 번에 브루클린쪽으로 놀러갔을 때 길거리에서 강아지 똥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지역마다 다른 듯하다.)
물론 한국도 똥은 잘 치운다고 생각한다.
도그 파크도 꽤 많고 (한국에서는 몇 개 못 봤다는데) 강아지들이 산책을 많이 다니는 공원에는 (도그 파크 주변이긴 했을) 똥봉투도 공용으로 비치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국은 못 본 거 같다)
얼마 전에 유튜브 알고리즘이 날 이끈 동영상이 하나 있다. 자신의 입질 있는 강아지를 "왕 할 수 있어요"라는 귀여운 말로 표현했던 주인이 있었다.
https://youtube.com/shorts/eJNqigUWR6U?si=W100iVVv5kP7oZ_w
한 가지 에피소드를 더 말해보자면, 예전에 한국에서 공유오피스에서 일을 했을 때, 강아지를 데려와도 되는 건물이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엘베에서 짱귀여운 강아지를 만났는데, 대충 8~10키로 정도의 사이즈였다. 주인은 따로 강아지를 옆으로 보내거나 하지 않고 그냥 가운데에 편하게 타고 있었다. (사이즈가 큰 것도 아니고 엄청 순해보이긴 했다) 물론 나는 강아지를 엄청 좋아하기 때문에 "어머, 넘 귀여워요!!"라고 말했는데, 같이 엘베에 타고 있던 다른 여성분은 막 기겁을 하면서 "제가 개한테 물린 적이 있어서 혹시 안을 수 있냐, 귀엽긴한데 제가 너무 무서워서 그런다"라고 말했다. 모든 사람이 강아지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 트라우마가 있거나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으니 미리 배려를 해야된다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 것 같다. 미국이었다면 처음부터 강아지를 구석에 몰아서 타지 않았을까 싶다.
미국은 인간들 사이에도 퍼스널 스페이스가 중요하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게 굉장히 실례인 곳이라서 그런지, 강아지들도 그런 에티켓을 장착한 것 같았다.
*결론은 강아지는 귀엽고, 왕 큰 강아지는 왕 귀엽다는 것이다.
참고로 나도 초딩때부터 대딩때까지 강아지를 키워본 유경험자이다. (물론 엄마가 다 키웠지만) 내가 키운 강아지는 말티즈였다.
(참고) 조건 없이 사랑해주는 강아지에 대한 글
https://brunch.co.kr/@amynote/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