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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시케 May 19. 2021

마개 존재



너,

없었다가 

있게 되었는데

그게 딱 맞아서


언제는 없었냐는 듯

있었던 적이 있었냐는 듯

없음으로 돌아갈 수라도 있냐는 듯     


차올라서,

짓눌리도록 벅차올라서 

거기에 있는지

아직도, 앞으로도, 있는지


꾹꾹 눌러보다가 

아프게 눌러보다가

아파도 눌러보고 싶다가


결국 

떨어져 나간 

너, 라는 마개   

       

순식간,

너가 빠져나간 순식간.

모든 것이 빠져나가는 것도 순식간.


결국 

구멍으로 남은 

너,라는 나      


내 모든 걸 삼켜버린 

너의 검은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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