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만난 러닝 & 토토노우 문화]

[일본 문화여행] 러닝 & 리커버리(feat.토토노우) 문화

[도쿄에서 만난 러닝 & 토토노우 문화]


도쿄는 전 세계 러너들이 사랑하는 도시다.

황궁 주변을 도는 런 코스, 신주쿠나 요요기 공원의 녹지, 그리고 한강보다 조금은 더 조용한 우에노 공원까지.

도심 속에서 숨을 고르며 달릴 수 있다는 경험은 러너들에게 큰 만족을 준다.



런스테이션, 러닝의 시작과 끝을 잇는 공간


도쿄에는 러너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공간이 있다. 이름하여 런스테이션(Run Station, ランステーション).

말 그대로 달리기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베이스캠프 같은 곳이다.


이곳에는 달리기 전후에 필요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다.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락커와 탈의실, 땀을 씻어낼 수 있는 샤워실, 러닝복과 신발을 빌릴 수 있는 대여 서비스까지.

준비물이 없어도 언제든 달릴 수 있고, 달린 뒤에는 씻고 정리한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


도쿄 같은 대도시에서는 러닝 코스는 많지만, 러닝 후 정리할 장소가 부족하다. 런스테이션은 바로 그 간극을 메우는 역할을 한다.

덕분에 출근 전 아침 러닝, 점심시간의 짧은 조깅, 퇴근 후의 나이트 러닝이 생활 속 루틴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서울의 한강에도 러너들은 많다. 하지만 그 끝을 이어줄 런스테이션 같은 공간은 아직 부족하다. 그래서 일본에서 런스테이션을 경험하는 일은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러닝이 하나의 문화로 발전하는 과정을 엿보는 일이 된다.



출근길 직장인들이 아침 러닝을 마치고 샤워를 하고, 점심시간 직장인들이 땀을 흘린 뒤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는 곳.

여행자도 준비물 없이 러닝복과 신발을 대여해 달릴 수 있고, 달린 뒤에는 샤워와 휴식까지 이어지는 구조.

이곳에서는 러닝이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생활의 일부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었다.


러닝의 끝에는 언제나 리커버리가 있다


운동은 땀으로 끝나지 않는다.

일본은 그 끝자락에 독특한 문화를 붙여 넣었다. 바로 사우나다.

뜨거운 열기와 차가운 물, 그리고 짧은 휴식을 반복하며 찾아오는 순간을 일본 사람들은 **토토노우(整う)**라고 부른다.


토토노우는 단순한 이완이 아니라, 몸과 마음이 정렬되는 경험이다.

운동으로 인한 염증이 가라앉고, 피로가 풀리며, 동시에 정신이 맑아지는 감각.

최근 일본 젊은 세대 사이에서 사우나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조금 특별한 런스테이션 & 사우나 장소를 찾았다.

토토켄 https://totoken.jp/facility/#facility-information


도심속에서 토토노우를 러닝, 사우나, 맥주를 최상의 시설에서 느낄 수 있는 종합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이다.


이렇게 한 공간에서 경험을 시퀀스로 체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다.

img.png?credential=yqXZFxpELC7KVnFOS48ylbz2pIh7yKj8&expires=1761922799&allow_ip=&allow_referer=&signature=hy8%2FVpKBKFLg29iGWyFUfp2Z7jM%3D


도쿄에서, 그리고 서울에서


생각해보면 서울에도 러너는 많다.

한강을 달리는 이들, 새벽 공원을 뛰는 사람들의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하지만 그 다음의 과정, 샤워와 리커버리를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부족하다.

운동을 마친 뒤에도 샤워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땀에 젖은 채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

이 작은 간극이 러닝을 ‘생활’로 만들지 못하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일본에서 이 문화를 직접 체험해보고 싶었다.

달리고, 씻고, 사우나에서 몸을 정렬하는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경험한다면, 내 일상에도 변화를 줄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언젠가 서울에도 이런 공간이 늘어난다면, 러닝과 리커버리가 하나의 생활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도쿄에서의 러닝과 토토노우 문화는 단순한 ‘건강 관리’가 아니었다.

삶의 리듬을 새롭게 만드는 경험, 그리고 몸과 마음을 동시에 다스리는 생활의 지혜였다.


서울로 돌아온 나는, 여전히 한강을 달리고 있다.

다만 달리기 끝에 찾아올 수 있는 새로운 감각을 알게 된 뒤로, 그 발걸음이 조금은 달라졌다.

러닝의 끝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

아마도 그것이 앞으로의 내 러닝을 더 오래, 더 즐겁게 이어가게 해줄 열쇠일 것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배움에는 때가 있는 법, 줄탁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