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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is Ku Jun 25. 2023

갱년기 장애의 나비효과

나 떨고 있니? 아니 열감 때문에 너무 더워!

갱년기 장애의 나비효과








올해 들어서 갱년기 증상이 심해지고 있다. 메노포즈가 확실하게 온 건 아니지만

아마도 서서히 이런 시기를 거쳐서 폐경이 온다고 한다.


예전의 몸과도 확연하게 다른 Shape에서도 여겨지고 워낙에 감정 기복이 심한 사람이기도 하지만

더 심해지고 워낙에 눈물의 여왕으로 유명하기도 했지만 자주 울컥하고 눈물이 자주 난다.

아주 사소한 별거 아닌 일에도 화가 자주 나고. 감정에의 휩쓸림이 더 크다고나 할까?

쉬이 감동하고 쉬이 눈물이 난다. 그리고 쉬이 화가 나고 쉬이 짜증이 난다.


주변에 또래 친구들과 자주 연락을 하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초경이 빨라서 인지 폐경도 빨리 닥치는지

모르겠지만 출산도 하지 않은 이에게 조금은 빠른 갱년기 장애가 주는 인생의 나비효과는 시작된 것이다.

작은 나비의 몸짓 하나로 지구 반대편에는 지진이나 거대 해일이 생기는 거처럼.


그저 누구나 겪는 갱년기 증상임에도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도 살짝 지장이 있을 만큼 영향을 받는 건

평소에 워낙에 예민한 사람이라서 이기도 하고. 육아라던지 결혼 생활을 하지 않기에 오는 여유 시간에

기인한 것도 있으리라 짐작된다.


누군가는 챙겨야 할 자식이라던가 부양해야 할 가족 때문에 갱년기로 아파도 아픈 건지 모른 채로 지나갈 수도

있는 것이고 또 한편으로는 이래 저래 가족들 때문에 바쁜 그들보다 여유롭기에 오는 병(?) 일지도 모르겠다고 여겨졌다.


그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니까 뭔가 더 비참해졌다.

챙겨야 할 가족이 없기에 오는 고독이나 외로움만큼 더 아픈 건가? 하고 생각의 끝에 다다르니

아... 나는 왜 이런 상황에 놓인 걸까?


남들은 책임져야 할 혹은 부양해야 할 이들이 없기에 오는 편안함이나 언제든 어디로든 떠날 수 있는 자유로움을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역시 자신의 상황에 닥치면 그저 좋고 여유로움이 넘치기만 한 인생이 아니기에 어느 삶이나 일장일단이 있을 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실에서 오는 고독이 또 다른 아픔으로 연결된다고 하니 뭔가 서글프다.


안 그래도 외톨이라는 생각의 끝에는 늘 혼자라서 편하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건 늘 따라오는 명제였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는 깊은 외로움에 선택하게 된 여행에서 마음이 더 헛헛하고 허해져서

아! 이건 돈 쓰면서 여행을 즐기는 게 아니라 그저 삶의 고독에서 도망쳐 잠시 나와봤지만 그게 해답이 아니라서 늘 뭔가를 더 갈구하게 되고 그러면서 더 극단의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악순환이랄까?


그래서 얼마 전에는 최애 도시로 가는 항공권을 출발 3일 전에 취소하는 내 인생에 없었던 일을 선택하고야 말았다.


웬만해서는 돈이 아까워서 환불이 되지 않아서 그냥 여행을 감행한 적도 많은 나로서는

뭔가 이제까지와는 다른 선택이었다.


또 멍하니 갔다가 또 더 외로워져서 여행이 아닌 또 여행지의 방에서의 히키코모리 생활을 하며 넷플릭스나 보는 여기에서의 삶과 그다지 다른 거 없는 생활을 하게 되는 건 아닌지 두려움이 앞서는 것이다.

그래서 환불이 될지도 모르는 악명 높은 저가 항공권임에도 환불이라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여행 취소에 대한 후회는 10% 정도고 나머지 90% 정도는 아.. 취소하기를 잘했다.

가서도 또 다른 고민이나 하며 더운 나라에서 내내 무더위와 모기와 싸우며 힘들었을 거야. 이러면서 위로하는 내가 있다.







그러면서 조금 다른 삶의 선택지들을 나의 도시에서 해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지금의 나는 여기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 한다.

갱년기라는 핑계에서 벗어나 멘털을 다 잡으며 무더울 여름을 나기 위한 소소한 아르바이트라도 찾아보고

밀린 글도 쓰고. 해야 할 일들을 하나 둘 처리하는 건 어떨지?

그러면서 삶의 방향이 제대로 향해 가고 있음을 지각하고 주위를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기를.








그리고 갱년기가 가져온 변화들을 몸소 받아 들으면서 살집이 생기면서 입지 못하는 옷들을 정리하고

삶을 비워내는 자세도 다잡기 딱 좋은 시기이다.


이런 시기들을 잘 버텨내면 조금 나은 중년으로 여유롭게 살아나갈 수 있지 않을까?

나이 듦에 감사하며 누구나 겪는 시기를 조금 더 슬기롭게 버텨보는 건 어떨는지?


혹시 이 글을 보는 누군가 갱년기를 겪는 이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니니까.

위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이의 글을 읽고 조금은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우리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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