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와 브런치 사이에 서서 20년을 바라보다.
기록이 쌓이면 뭐든 된다.
매일매일을 어떤 방식으로든 기록하고 있다는 건
예술가의 길과 다르지 않다.
어떤 날은 운동으로
어떤 날은 사진으로
뭘 먹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뭘 해야 하는지 적어두고 체크하고. 기억하는 삶은
그저 흘려보내지는 시간 속에 기록되고 회자되기에
비로소 살아 숨 쉬는 거 아닐까?
시작은 어릴 적 쓰던 그림일기처럼 블로그에 쓰기
시작한 포스팅이 쌓이고 연결된 이웃이 생기고
실제로 만나고
식사를 하고
여행을 하고
그런 시간이 지나온 것이다.
그 세월이 흘러 훌쩍 20 년이 되어서
때로는 나의 지난날을 확인시켜주기도 하고
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친구처럼 옆에 있어주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그 북받치는 감정을
털어놓기에 가족보다 친구 보다도 더 가까이에서
지켜준 것이 바로 기록이었다.
나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그 감정에 반응하고 때로는 안아주고
때로는 채찍질하며 보내온
지난 20여 년인 거다.
삶을 기록하고 제대로 들여다보고 받아들이는 것.
그리고 누군가와 공유하는 아름다운 시간
그것이 있기에 앞으로 20년 살 수 있을 것이다.
:저는 일본 여행 중에 있으며 사세보 에서
후쿠오카 가는 길 위에서 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