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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ais Ku Jan 17. 2024

55일간의 여행을 마치며...

교토 다시 갈지도

교토 한달살기 아니 10월 말에 시작한 여정이 11월을 통째로 보내고 12월 22일에야 마무리를 짓습니다.

무엇보다도 처음에 후쿠오카에서 출발해서 나가사키, 사세보, 하우스텐보스 그리고 히로시마, 미야지마를

거쳐서 교토까지. 그리고 교토에 머물면서 당일치기 여행으로 우지, 사가현, 고베 그리고 이네 후나바까지

둘러봤습니다. 그 사이에 생일을 맞아서 도쿄에 가족여행도 다녀오고 일본에서 제일 좋아하는 동네,

가마쿠라, 에노시마에도 하루 머물면서 좋아하는 곳을 둘러봤습니다.

더 부지런한 이들은 아마 일본 전국을 돌아볼 시간일지도 모르지만 저는 그저 교토에 내내 머물렀습니다.




동경의 겨울 _ 여전했지만 뭔가 예전처럼 좋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어요.


그 사이 여권을 분실한 채로 혹시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심정으로 지냈습니다.

그리고 정말 고베에 위치한 영사관 가서 긴급 단수여권을 만들려고 가려던 찰나 고베 영사관 앞 작은 코반 KOBAN에서 하우스텐보스에서 여권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기쁨을 떠올립니다.





벌써 두 번째 일본에서 잃어버렸다가 찾은 거라...

처음은 오키나와 ㅋ. 나하에서 분실하고 북쪽 동네에 갔을 때 알아차리고 나중에 찾으러 갔습니다.

여권 혼자서 여행하기도 한 것입니다. 어쨌든 여전히 살아남아서 여행을 하고 있고, 한국으로 무사히 돌아왔습니다.






한 달 동안 무엇을 하면서 지냈나 돌아보면 그리 많은 것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저 좋아하는 카페를 둘러보거나, 처음 가보는 동네를 끝까지 자전거로 달려보거나.

좋아하는 카모가와 끝까지 가본다거나. 가보지 않은 곳까지 가보기도 하지만 결국은 내내 돌아보는 곳이

철학자의 길 주변이나 오카자키 공원 근처 ( 미술관, 도서관, 좋아하는 절이 있는 동네) 등 내내 정해진 듯한 느낌이 들지만 나름 하루하루 즐겁게 보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쿄 다녀오고 나서는 뭔가 살짝 지친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내내 숙소에서 나오지 않고 넷플릭스나 밀린 드라마와 유튜브와 친하게 지내며 게스트하우스에 내내 칩거하기도 했습니다만. 그 외에는 앞서 말한 곳들 _ 철학자의 길, 난젠지 근처, 오카자키 공원, 헤이안 진구 등 좋아하는 곳을 내내 갔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 가 본 산주산겐도 근처도 좋았고 강 주변을 자전거로 달리는 것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가 된 거 마냥 설레하며 라이딩했습니다.

 







교토 북쪽에 있는 시오타 치하루 아티스트의 모교 세이카대학은 처음 간 곳이 주는 낯설고 기분 좋은 설렘이 있었네요. 아마도 대학교가 주는 청춘의 느낌이 있어서 이기도 하고 다시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 학생인 분들 정말 부럽습니다. 그때도 좋았는데 돌아보니 그렇게 좋다는 걸

실감하지 못한 채 학교 생활을 한 듯해서. 다시 공부하며 캠퍼스에서 지내고 싶습니다.


사실 지내기로 한 교토의 게스트하우스에 처음 면접 볼 때는 (물론 일을 하거나 하는 건 아니지만) 3개월 정도 체류하는 것으로 해서 시작한 것인데 워킹비자도 없이 일을 할 수도 없고 하여 결국은 그냥 돌아가기로 한 것입니다. 만약 일본어를 좀 더 본격적으로 말을 잘한다던지(읽기, 쓰기를 비롯해서) 혹은 전문적인 기술이 있다든지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는 합니다. 돌아갈 때가 되니까. 하루하루가 더 소중하고 좀 더 근교 여행을 하면 좋았을 텐데 하고 생각해서 지인과 함께 다녀온 전혀 몰랐던 이네후나야 라던가? 가보지 않은 교토의 서쪽 동네에서 패밀리 레스토랑 도장 깨기를 한다든지 하기도 했습니다. (로열 호스트 등)







일본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이라고 해서 24시간 하는 곳도 많고 드링크바를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이 있습니다. 음식은 무난하고. 예를 들면 Salzeriya(원코인으로 식사가능), Royal Host( 스테이크류가 유명) , 가스토 Gasto, 비쿠리동키 (함박스테이크가 유명한) 등

가스토의 경우는 얼마 전 넷플에서 본 바카리즈무가 각본, 주연한 드라마에도 이름 그대로 나와서 가보고

싶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우리로 치면 PPL 같이 협찬으로 그대로 나온 것일 텐데 저는 이런 부분도 재미나서 맛 이런 거보다는 일본 현지인들이 즐겨 찾는 아무래도 젊은 사람들이찾는 곳에 한 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가볍게 종종 찾는 요시노야나 츠키야 같은 규동집도 보이면 가고는 하지만 여기는 난카우도 있고 일본은 다양한 체인점들이 착하고 좋은 가격으로 준수한 음식을 먹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이런 식문화를 하루하루 즐기기도 하고. 주로 근처 마트(이즈미야나 라이프 등)에 가서 벤토나 김밥 등을 사 와서 얼음 가득 채워서 호로요이 한정판 같은 거로 저녁 식사를 하는 게 루틴이었습니다. 숙직실에서 지내고 있기에 Curfew 가 있는 생활 즉 9시까지는 돌아와야 하기에 그런 것인데 그런 귀가시간 보다도 5시가 되기도 전에 어두워지는 교토에서 밖에서 지내는 거 보다도 6시 정도 지나면 돌아와서 얼른 샤워하고 쉬고 싶은 겁니다. 이런 게 늙은 건지 몰라도. 어찌 보면 이 모든 게 잘 맞았다는 거죠.




_ 여행에서 담아 온 빈티지 그릇과 기념품




여름이라면 또 이야기가 달랐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겨울이라서 더욱 이곳에서의 생활이 맞은 거죠.

그래도 내내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여행 중에도 주는 묘한 안정감과 푸근함이 있었습니다.


아무리 추운 일본 전통 스타일 집이라도 내 몸 한편 누일 곳이 해외에 있다는 건 더할 나위 없이 큰 위로가 되는 거더라고요. 그리하여 영혼이 통하는 교토에서의 2달에 가까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만난 사람들과의 궁합도 나름 좋았다고 생각됩니다. 그저 감사의 말 뿐이네요.

덕분에 잘 지내고 왔습니다. 그리고 또 찾겠습니다. 아마도 봄의 교토그라피에 가고 싶은데 일정을 맞춰봐야겠습니다. 2023년에는 갈 수 없었기에. 올해는 미리 가겠다고 다짐을 미리 해보며 10번째 이자 마지막 연재

마치고자 합니다.


그동안 읽어주시고 응원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다음은 라오스 여행이야기로 매거진을 발행할까 합니다. 많은 관심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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