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만난 인연이 삶에도 계속되기를...
교토에서 만난 사람들 교토진, 프렌치 그리고 그 외
많은 이들과 함께 한 교토한달살기 여정. 55일간의
긴 여정을 마치고 귀국한 지도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새해가 시작되고 이 글을 씁니다.
저는 오늘도 새해 첫 여행을 앞두고 있습니다만.
오랫동안 여행을 계속하다 보니 여행에서 만난 이들도 꽤 많습니다. 이번 일본여행 교토 한 달 살기에서도 새롭게 만난 이도 있고. 그전부터 이어져 온 인연도 있습니다.
수년 전 교토를 두 번째인가 세 번째 갔을 때 아마도
제 카페 오픈 준비하느라 출장 갔을 때이니 2018년이네요. 그때 처음 만난 교토진 마에가와 상.
그때 처음 뵌 이후로 교토에서 부산에서 후쿠오카에서 그리고 다시 교토에서 뵈었습니다. 평소에도 연말이나 새해에도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된 것입니다.
처음 시작은 지인의 페이스북 친구였다가 심지어 그 지인은 강원도에 계신다 하여 수년간 뵙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는 그 사이 절친에 가까운 느낌으로 더 자주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산에서도 오랜 친구들과 아니 (저의 베프들은 다 서울에 살기에) 그녀들도 1년에 한 번 보기 어려운데 교토에 사는 그 분과 더 자주 뵈었고 SNS 통해서 사소한 일상까지 알고 지내고 있으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지요.
만날 때마다 교토에서는 데리러 와주시고 후쿠오카까지 신칸센 타고 와주셨을 때는 정말 감동했답니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고 만남을 거듭하며 쌓여온
시간들 그 사이 함께 한 식사와 커피 드라이브 등
그 사이에 나눈 수다와 대화 그리고 추억에 감사의 말 밖에 없습니다.
처음 뵌 것도 그녀가 사는 동네 아라시야마 근처였고, 이번 교토 여행의 마지막날도 아라시야마 다시 보고 싶고 해서 아침에 갔다가 함께 점심을 먹고 제가 가보고 싶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헤어졌습니다.
오사카까지 차로 데려다주시겠다는 말씀만으로도
감사했는데 나중에 짐이 많아서 부탁할 걸 그랬나 했던 제가 있었네요. 그러다 어느 날은 대화 중에 누군가
결혼을 하는데 못 간다 하시기에 혹시 제가 결혼하면 오실래요? 했더니. 아나이스가 결혼하면 어디든지
간다고 말씀해 주셔서 너무 기뻤습니다. 아직 결혼할 이도 당장 결혼 예정도 없지만 그 말씀 만으로도 기쁘더라고요. 나이가 들면서 결혼의 일정도 없지만 혹시 하더라고 부르고 싶은 이도 부를 사람도 점점 없어지는 시점에 그 말씀에 그저 감동하는 제가 있었네요.
그녀의 프로필 인사말은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
周りの人に感謝
그녀의 성향을 잘 보여주는 말 같아서 인정하게 됩니다. 그녀 주변에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저도 그런 부분 본받아서 주변을 좀 돌아보는 이가 되자고 마음먹어봅니다.
그리고 동갑내기 친구 스테판. 프렌치이지만 교토에서 15년 넘게 살고 있는 반은 교토진 같은 사내.
그러고 보니 이 글을 쓰며 그와 언제 처음 만났는지
기억을 더듬다 보니 마에가와 상 처음 만난 다음 해에
그의 집에서 신세를 졌으니까 2019년 처음 알게 되었네요. 그러고 수년을 연락도 하지 않고 지내다가 2023년 오랜만에 교토에 가서 다시 연락이 닿았고 또 가와라마치의 집에서 며칠 신세를 지고. 9월에 계곡 수영을 했다는 글을 올렸는데 그 글을 많이 읽어주셨고
07화 교토 매일 모닝구 세트로 하루를 시작하지. (brunch.co.kr)
다시 이번 교토 한 달 살기 하면서 다시 만났을 때는 이미한 달 살기 시작한 한 달 뒤 그는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고 나 역시 도쿄여행에서 돌아와서 만나고 4~5번 정도 봤을까요?
12월의 같은 날 그는 프랑스로 저는 한국으로 돌아왔네요.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그리 되었네요.
저는 후쿠오카 귀국 항공권이 남아있어서 교토에서
후쿠오카 가려고 하고 있었는데 그가 왜 간사이에서 바로 가지? 하는 말에 그러네. 왜 나는 꼭 항공권을 쓰러 후쿠오카로 가려했던 거지? 그런 발상의 전환을 하게 해 준 것도 그였습니다.
너무 당연하게 어쩌면 바보처럼 무리해서 후쿠오카에서 시작한 여행을 거기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생각한
저에게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준 거죠. 그래서 덕분에 수많은 짐을 이끌고 후쿠오카까지 가는 대신 한 번의
페리여행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무사히 귀국할 수 있었네요.
만나면 늘 자연친화적인 그에게 영향을 받아서 주로
강을 달려서 산으로 계곡으로 향합니다. 카모가와 강 끝까지 가본 거도 그와 함께였고, 마에가와상과 함께 가려던 교토 근교의 찜질방에 같이 간 것도 그였고,
그와 함께라 굳이 (아니 저도 걷는 걸 좋아해서 그런 선택을 했을 텐데.) 30분 여 걷는 건 우리에겐 아무 거도 아니고 오히려 그 시간이 소중한 사람들이라.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그가 교토 생활에서 처음 지낸 셰어하우스 친구들과 자리에도 가서 프렌치와 일본인 친구를 소개받아서 한 번 더 만나고, 그중 일본인 친구와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영화관 가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마침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쿠비라는 작품을 니조성 토호시네마 프리미어관에서 볼 수 있었네요.
좋아하는 니시지마상이 나오고 거의 10명 가까운 배우는 평소 좋아하는 배우들이라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지요.
그 모든 게 시작은 프렌치 친구 스테판이라 생각하면 그에게도 감사뿐이네요. 수년에 걸쳐서 자주는 아니어도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고마울 따름이네요.
그리고 교토 한 달 살기 하면서 알게 된 게스트하우스 오너 마리상. 이메일을 여러 번 주고받고 영상통화로 면접을 한 20여분 했을까요? 살면서 처음 해본 영통 면접에 그것을 한 건 나가사키의 카페. 돌아보니 일본 생활의 꽤 중요한 기점이었네요. 그게 잘 되지 않았더라면 교토에 다시 가지도 않았을 테고.
이 연재를 시작하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마리상이 했던 말이 인상적입니다. 너무 친하게 되지 않기를,
이 말은 딱 일본인의 정서를 잘 보여주는 직설적인 말이었습니다. 너무 친하지 않지만 적절한 선을 지키면서 예를 갖추고 지내기. 저는 그리 해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그녀에게 많이 배웠습니다.
나중에 일본 전통 게스트하우스가 너무 이뻐서 이 공간을 활용해서 카페나 바로 운영하는 건 어떠냐고? ( 고객전용일지라도 ) 했지만 그녀가 또 한 말.
너무 애쓰고 싶지 않다고.
그동안 얼마나 애쓰면서 그 공간을 가꾸어왔는지 바로 옆에서 봐왔기에 그 말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오미아게 같은 걸 사며 다니는 이가 아닌데 그녀에겐 시가현 갔을 때 그리고 도쿄 다녀오면서 소소한 선물을
했는데 저도 나중에 유자 지라시스시 선물 받았는데
기분이 참 좋았네요.
그리고 스태프 후쿠상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고 한국에 관해서 저 보다 많은 소소한 걸 더 많이 알고 있는 친구였는데, 부디 바라는 대로 프랑스 유학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청춘의 나이에는 모르는 청춘의 풋풋함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게스트들 그중에서 10명 정도 미만의
이들과 연결되어 있지만 앞으로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될 날이 올진 모르겠습니다. 당일치기 여행을 함께 한
필리핀계 미국인 렉시와 칭다오 출신이나 상하이 사는 장 등은 다시 보면 좋겠네요.
그리고 면접으로 만난 마츠나가 셰프님, 한국어레슨의 제자 곤도상, 글쓰기 모임의 여러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일본에서 홈파티까지 하게 될 줄 미처 몰랐으니까요.
돌아보면 그 작은 시작의 만남이 있었기에 또 언제
어디서고 만날 수 있는 것이고. 그 만날 날을 대비하여 하루하루 잘 살아내야만 다시 만날 그날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저는 당장 일본으로 가지는 않겠지만 봄에는 교토에 또 가고 싶습니다. 교토그라피가 있으니까요. 그때 그분들을 만나서 소소한 인사를 전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일본에서 지낼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갈지 아니면 저의 도시에 계속 지낼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어딘가 보다는 그 안에서 만난 이들과의 우정과 추억 덕분에 2023년의 한 계절을 기쁘게 기억할 수 있습니다.
모두에게 소소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저의 연재를 비롯한 소소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의 연재는 아직 3번 더 남아있고 여전히 여행하면서 글을 계속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