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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작가 Nov 10. 2024

에어비앤비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우다

브랜드 케이스스터디 NO.4

BRAND CASESTUDY

NO.4 AIRBNB

NOVEMBER / 2024



KEY POINT  

인생의 여정 : 다름을 포용하고 배우려는 용기

깊이 있는 경험 : 경험이란 곧 사람

퍼펙트 매치 : 기억에 남는 경험

여행을 통해 삶이 바뀐다 : 여행의 개념을 새롭게 쓰다


© 매거진 B AIR BNB를 읽고 마케터의 관점에서 브랜드를 분석해 봅니다.



삶은 비디오게임이다 © 매거진 B 에어비앤비

인생의 여정

: 다름을 포용하고 배우려는 용기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우다

여행은 나를 세상밖으로 나오게 해 준 매개체다. 나의 첫 해외여행이자 어학연수를 떠났던 그때 기억을 잊지 못한다. 당시 20대 중반, 첫 회사를 취업한 지 2년 만에 영어공부를 하러 필리핀 세부로 어학연수를 결정했다. 영어공부에 대한 갈증이 늘 있었다. 지금 영어공부를 안 하면 앞으로 나는 계속에서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살 것 같았고, 그 두려움을 내 자식에게도 물려줄 수 있다는 생각에 정면돌파를 하고 싶었다.


3개월 동안 세부에 체류하면서 현지인에게 영어를 배운 것도 좋았지만, 그보다 그들과 대화하고 생각을 나누고 문화를 경험했던 기억은 살면서 잊지 못할 추억이다. 한 번은 아카데미에서 친하게 지내던 선생님의 고향, 할머니집에 같이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2시간 거리지만 도시와 로컬의 생활수준 차이에 적잖아 놀랐었다. 24시간 에어컨을 가동하던 기숙사에서, 선풍기도 없는 할머니 집에서 땀을 뻘뻘 흘리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가족들과 함께한 시간이 좋았다. 그들의 순수함,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느끼며 한 수 배워간 느낌이 들었다.

  

그때부터 여행의 매력에 빠지게 되었고, 여행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 혼자 매년 2~3번의 해외여행을 떠났고, 여행스타일도 변해갔다. 유명 관광지 중심에서 현지인과 만나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경험 중심의 테마로.


- 주변에 러닝코스가 있는지, 현지 러닝크루와 뛸 수 있는지

- 뭔가 배울 수 있는 요가, 서핑, 쿠킹 클래스가 있는지

- 현지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맛집, 카페, 펍이 있는지


기억에 오래 남는 여행은, 현지에서 만난 사람과 추억이 있는 곳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봐주는 사람들과 대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지만 다름을 포용하고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들이 지속하는 인연이 되기도 한다. 추억이 차곡차곡 쌓여 새로운 챕터를 열어가는 과정의 여행, 그래서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 같다.


bali marathon in 2017 © 꾸작가
일상의 틀을 벗고 다른 문화를 경험하여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것이다. 여행은 진실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들은 세상에 대한 존경심을 품고 좀 더 객관적으로 그리고 다각도로 현상을 돌아보게 됩니다. 21p
에어비앤비가 원하는 건 어쩌면 배우(Actor)가 되라는 걸지도 몰라요. 어렸을 때 부모님 옷을 입고 어른 흉내를 낸 것처럼 어른 이 돼서는 여행을 떠나 현지에서 역할 놀이를 하는 거죠. 그걸 실현하는 데 도움을 주고요 23p
가끔 제 삶이 멋진 비디오게임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여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캐릭터가 저에게 '힌트'를 주고, 저는 그걸 통해 다음 단계로 '레벨업'하는 것이다. 89p


© 매거진 B 에어비앤비

깊이 있는 경험

: 경험이란 곧 '사람'


현지인의 삶, 삶의 방식과 전환점

30대 초반에 EDM에 미쳐있었다. UMF EUROPE 가기 위해 크로아티아로 떠났다.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래브에서 400km 떨어져 있는 스플리트 숙소를 예약해야 하는데 이미 호텔은 만실이었다. 어쩔 수 없이 현지 에어비앤비를 알아봤는데 그마저도 컨디션이 좋아 보이는 곳은 이미 풀북이었다.


호스트와 함께 지내면서 방 1칸 빌리는 숙소를 예약했다. 그게 에어비앤비의 첫 경험이다. 호스트 딸과 노모와 함께 3일을 지냈다. 노모는 우리를 위해 좁은 부엌에서 땀을 뻘뻘 흘려가며 매일 쿠키를 굽고 차를 내어주셨다. 작은 방 한 칸이지만, 야외 테라스에서 커피 한잔 먹으며 여유를 부렸던 그 경험을 잊지 못한다.


호스트는 나보다 10살 정도 많은 언니였는데, 콘서트에서 주의할 점들을 일러주었다. 절대 다른 사람이 주는 '술'은 마시지 말고, 늦게 다니지 말고, 외진 곳에 가지 말라는 당부. 매일 아침 잘 들어왔는지 안부인사도 해주었다. 3일 동안 진지한 대화를 나눈 건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떠나는 날 슬펐다. 노모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에어비앤비의 매력은 현지인의 삶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다. 삶의 방식을 배우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에어비앤비 호스트의 사례처럼 어떤 이는 호스트의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도, 실연을 극복하기도 하는 것처럼, 삶의 어떤 전환점을 만들 수 있는 경험이 되기도 한다.


그나저나, 살아생전에 크로아티아 스플리트에 있는 호스트와 노모, 다시 만날 수 있을까?


split airbnb in 2017 © 꾸작가


언제든 예상 밖의 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같이 지내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니까요. 77p
우리가 사는 곳에는 특별히 내세울 만한 게 없어요. 그래서 오히려 게스트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것 같아요. 온종일 함께 있다 보니 집아 일까지 함께 하게 되죠 79p



필터 기능 © 매거진 B 에어비앤비

퍼펙트 매치

: 기억에 남는 경험



비즈니스, 게스트 이전에 호스트
 

좋은 호스트의 의미, 어떤 조건이 아닌 게스트가 어떤 기대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요약하자면, 일관된 서비스가 아닌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니즈에 따라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호스트라는 의미다.


머무는 내내 편안하게 쉬었다 가고 싶은 게스트라면?

- 편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


현지인들의 문화, 경험을 하고 싶은 게스트라면?

- 좋은 장소를 추천해 주거나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주는 것


그러나, 게스트의 니즈에 따라서 호스트가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과거 여행자들이 남긴 리뷰, 선호하는 숙박 시설 유형, 호스트의 성향 등을 파악해 카테고리를 분류하고 알고리즘을 고도화시킨 이유다.


게스트가 선호하는 숙소의 동네, 공간 분위기, 인테리어 디자인 등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서 제공받으려면, 호스트가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서 정리가 잘되어 있어야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숙소를 공급하는 호스트 사이드의 B2B 사업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다. 게스트에게 잊지 못할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호스트를 위한 교육, 그리고 인정을 해주는 일들을 선행해 온 이유다.

host recognition manager© 매거진 B 에어비앤비
에어비앤비의 Host Recognition manager, 에어비앤비의 호스트를 교육하는 일, 그리고 인정해 주는 일입니다. 뛰어난 서비스와 잊지 못할 경험을 제공한 호스트를 찾아, 그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장려하는 것입니다. 슈퍼호스트 프로그램도 모범을 보이는 호스트들을 위해 도입한 서비스입니다.
슈퍼호스트의 4가지 기준 '환대(hospitality)'
- 1년 동안 최소한 열 번 예약을 받고 이행해야 함
- 예약 이행률 100% (신뢰)
- 메시지 응답률 90% (서비스)
- 이용 후기의 80% 이상 별점 5점 이상 (만족)
게스트가 호스트에게 무엇을 원하고 기대하는지에 따라 좋은 호스트의 정도가 달라진다. 결국 게스트와 호스트 간에 '매칭'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게스트가 본인에게 맞는 호스트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 것, 퍼펙트 매치를 찾았을 때 기억에 남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에어비앤비의 역할입니다. 39p

에어비앤비의 강점은 커뮤니티에 있습니다. 일상적인 호스트들이 모여 형성한 커뮤니티가 에어비앤비의 핵심으로, 커뮤니티에 계속해서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는 교육을 시키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개인의 니즈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여행자의 과거 이력, 리뷰 작성 이력, 선호하는 숙박 시설 유형과 호스트의 성향 등을 알고리즘으로 변환하는 데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145p




local culture© 매거진 B 에어비앤비

여행을 통해 삶이 바뀐다

: 여행의 개념을 새롭게 쓰다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에어비앤비의 브랜드 캠페인 영상들을 보면, '여행'의 개념을 기존에 다르게 이야기한다.

- 알람소리에 깨던 우리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 돌아다니기 바빴던 우리가, 숙소에서 빈둥빈둥해본다
- 맛집만 찾아가던 우리가, 동네 식당의 단골도 돼보고
- 스마트 폰을 보다 잠들던 우리가,  별을 보다 잠이 든다.
- 에어비앤비로 집 전체에 살아보는 하루하루, 우리 가족만의 집을 예약하세요

가족여행도, 에어비앤비 (출처 https://youtu.be/Km7bUC8uVu0?si=cOjFAd0LzH8AbCbu)


보통의 여행은, 관광지에 유명한 건축물을 보고, 맛집을 가고, 무언가 계속 '하는(DOING)' 여행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캐스트를 깨듯 바쁘게 움직인다. 집으로 돌아올 때쯤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있는 그대로 여유도 즐겨볼 걸' 후회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페인포인트를 소구 하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 캠페인은 여행의 개념을 재정립했다.


호텔에 '투숙'한다가 아닌 집에 '산다'

여행을 통해 삶을 사는 방식을 바꾸고자 하는 시도, 어딘가에서 산다는 것에서 '어디'보다 중요한 건 어디에 다녀온 '나 자신'이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방식의 브랜드 필름, 나 또한 브랜드 마케터로서 이러한 기존의 사고방식을 깨는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캠페인을 기획하고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다른 사이트들과 단연 차별화되는 그래픽적 실내 사진과 감각적인 웹 디자인도 그들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뉴스레터를 비롯한 홍보물, 가끔씩 도착하는 깜짝 선물등을 받아볼 때마다 이 브랜드가 이야기하는 공동체, 나눔의 경험, 친밀함, 환영 등의 키워드가 단순한 홍보의 문구가 아니라 그들의 진심이 담긴 철학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죠. 여행 개념 자체를 혁신한 브랜드라고 말하고 싶은 이유입니다. 67p


© 매거진 B AIRBN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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