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케이스스터디 NO.6
NOVEMBER / 2024
KEY POINT
맥주의 취향 : 시도와 배움이 먼저다
항상 같은 맛 :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맥주
퍼펙트 퀄리티 : 관성에서 벗어나라
도전과 영감 : 성숙에 공존하는 청춘의 에너지
© 매거진 B GUINNESS를 읽고 마케터의 관점에서 브랜드를 분석해 봅니다.
: 시도와 배움이 먼저다
제대로 된 장소, 제대로 된 방법
술이 맛있다는 인식을 갖게 된 계기는 맥주의 맛을 구분하기 시작하면서다. 간단한 안주와 함께 수입맥주를 균일가로 즐길 수 있는 맥주창고라는 상점이 생기면서 다양한 맥주를 접하게 되었다. 먹고 싶은 안주를 포장해 가서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게 그곳의 매리트였다. 100여 가지 이상의 수입 맥주를 취급하다 보니, 갈 때마다 새로운 맥주가 눈에 띄었다.
새로운 맥주를 마실 때마다, 어느 나라 맥주의 어떤 브랜드 맥주인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마치 술자리에서 술을 연구하는 사람들처럼 토론하며 맥주를 마셨었다. 그렇게 몇 년 마시다 보니, 어떤 맥주가 좋고 싫은지 나만의 취향이라는 게 생겼다. 처음에는 가볍고 탄산감 있는 라거 중심의 맥주를 좋아하다가 홉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에일 맥주를 좋아하게 되었다.
- 필스너 : 필스너 우르겔, 산미구엘 페일 필젠, 칼스버그
- 페일 라거 : 버드와이저, 하이네켄
- 바이젠 비어 : 호가든, 에딩거바이스
- 트리피스트 애비 에일 : 레페 블론드 애비 에일
- 스타우트 : 기네스 드레프트
현재 가장 좋아하는 최애 맥주는 호주맥주 VB, 영국맥주 런던프라이드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면서, 맛의 밸런스가 좋고, 차갑게 맥주를 마셨을 때 느낄 수 있는 특유의 홉맛이 좋다. 취향이 생기기까지 10년 넘는 시간 동안 꽤나 많은 맥주를 마셨고, 찾아보고 배우면서, 취향이라는 게 생겼다. 아래 인터뷰처럼 어떤 기준을 가지고 평가를 먼저 하는 대신, 제대로 알아가는 데서 시작하고 배워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네스는 제대로 된 장소에서 제대로 된 방법으로 마셨을 때 가장 맛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유명 요리 블로거의 인터뷰. 스물세 살 때 시카고의 어느 바에서 마셨을 때 기네스의 첫인상이 좋지 않았는데, 더블린에서 제대로 된 기네스를 마셔보고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깨었던 순간을 경험했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그냥 아는 것, 그리고 제대로 아는 것의 차이는 크다.
맥주는 양조에 사용하는 효모의 성질에 따라 상면발효과 하면 발효 맥주로 나뉜다 18p
맥주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어떤 기준을 갖고 맥주를 평가하는 대신, 각각의 특징을 제대로 알고 마셨으면 해요. 24p
기네스는 제대로 된 장소에서 제대로 된 방법으로 마셨을 때 가장 맛있다는 사실을 그때 알았어요. 잔 속에 담긴 음식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40p
: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 맥주
최고의 퀄리티는 시스템에서 나온다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맥주창고에서 경험하고 나서, 이후에 생맥주가 맛있는 펍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같은 맥주라도 병맥주와 풍미가 살아있는 제대로 된 생맥주는 또 완전히 다른 맛이었다. 그 시작이 '호가든'이었다. 대학가 근처에 있던 펍인데 호가든이 대중화 대기 전부터 생맥주를 판매하던 곳이었다. 집에서 다소 먼 곳이라 거기까지 가야 하나 싶었는데 그런 수고를 감수하고 갈만할 정도로 좋아서 한동안 자주 드나들던 곳이다.
호가든 맥주를 700ml 전용잔에 따라주는데 한 손으로 무거워서 마실 수가 없다. 사약 먹듯이 두 손으로 잡고 마셔야 한다. 신선한 홉, 부드러운 거품, 한잔 들이켜고 캬~ 하는 순간 모든 걸 다 가진 것 같은 느낌. 그렇게 호가든을 시작으로 대표적인 맥주 브랜드를 제대로 판매하는 펍을 다양하게 다녔다. 맛있는 맥주를 먹을 수 있는 곳의 특징은 맥주의 노즐 관리를 잘하는 곳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맛있었던 펍에서 꼭 사장님께 물었다.
'맥주가 맛있는 이유가 뭐예요?' 공통적으로 매일 노즐 청소를 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기네스 베이비라는 기네스 전문점에서도 흑맥주의 신세계를 경험했었는데, 맥주를 마시면서 일하는 분들을 유심히 관찰했다. 사용하는 전용 잔과 보관 방법, 따르는 각도와 속도, 손목 스냅의 꺾기, 기다리는 시간, 그리고 서빙하는 행동들까지.
한 잔 한 잔 따를 때마다 같은 행동을 똑같이 반복하는 걸 보고, 기네스 만의 전문 시스템이 철저하게 세팅되어 있구나를 알게 되었다. 역시 최고의 퀄리티는 시스템에서 나온다.
무엇을 마셔야 할지 고민될 때는 기네스를 선택해요. 그만큼 절대로 실망시키지 않는 맥주거든요. 풍미가 있고 지루하지 않은 맛이죠. 71p
에일 맥주 계열의 대표 브랜드, 늘 최고의 맛을 지키도록 돕는 퀄리티팀을 운영하거나 캔이나 병 제품에도 수준 높은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기술을 개발하는 등 그 어느 맥주 보다 맛에 대한 집념이 강한 브랜드입니다. 17p
맥주 라인과 스파우트(맥주가 추출되는 노즐)의 청결을 유지, 스파우트를 분리해 매일 업장 영업 종료 후 미지근한 물에 담가두는 것을 권장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약품으로 청소한다. 45p
: 관성에서 벗어나라
불편함을 감수하고 꾸준함을 고수하는
기네스는 전 세계 150여 개국의 입장에서 판매하는 맥주의 맛과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서 각 국가마다 퀄리티팀을 운영한다고 한다. 타 맥주 브랜드의 업장 관리에 비해 적극적이고 까다롭다고 한다. 주기적으로 퀄리티 품질 평가를 받아야 하고 다섯 가지 기준을 꾸준하게 지켜온 업장에는 '마스터 퀄리티'라는 인증서를 준다고 한다.
나 또한 기네스 마셔보고 싶어서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여행을 가려던 계획이 있었다. 한국의 전문점도 맛있지만, 본고장에서 마시는 맥주는 얼마나 다를까? 호기심에서 출발해서 실행까지 하려고 비행기표, 숙소도 알아봤었다. 여러 가지 사정상 미루게 된 게 지금 생각하면 참 아쉽다.
잘되는 영업장과 그렇지 않은 영업장의 차이는 '항상 같은 퀄리티를 유지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한다. 단골이 많은 업장의 경우, 사람들의 기대에 충족하기 위해 늘 같은 퀄리티와 맛을 유지한다. 가장 기본이지만 꾸준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어렵다. 사람은 자신이 하던 대로, 편한 대로 하려는 관성이 있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고 따라야 한다.
중학교 때부터 자주 다니던 음식점이 있었는데, 약 30년을 운영하시다가 최근에 없어진 가게가 있다. 같은 종류의 음식을 파는 다른 음식점에 방문했는데 그 가게가 생각났다. '참 맛있었는데~' 같은 음식인데 이렇게 다른 맛을 내는 이유가 뭘까?
신선한 재료, 저울에 계량하여 소분, 굽는 온도와 익힘 정도. 30년째 같은 맛을 유지해 온 꾸준함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어디로 이전하셨는지 찾아봤는데 아프셔서 잠깐 쉬시는 거라는 글을 봤다. 꾸준함을 고수하는 가게들은, 오래 유지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평소에 자주 찾아뵈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메뉴를 되풀이해서 만드는 데, 그럴 때마다 늘 '관성에서 벗어나라'라는 말을 되새겨요. 40p
기네스 드래프트를 판매하는 업장은 주기적으로 퀄리티팀의 품질 평가는 받는데, 이를 '퍼펙트 퀄리티 프로그램'이라 한다. 5C라 일컫는 다섯 가지 기준을 꾸준히 지켜온 업장은 '마스터 퀄리티'라는 인증서를 받는다. 42p
- 119.5초 시간을 거친 퍼펙트 파인트
- 맥주와 캐그의 일관된 온도
- 오차 없이 정확한 질소 가스 유입
- 퀄리티 어워드를 통한 우수한 업장 관리
- 올바르게 보관한 전용 잔
- 관련 기구의 청결 유지
: 성숙에 공존하는 청춘의 에너지
유행이 지난 옛날 술, 이미지 쇄신
1759년 아일랜드 더블린 부듯가의 폐공장에서 시작된 기네스, 글로벌 주류 회사로 성장하기까지.
250년 역사, 전통과 혁신을 양쪽 바퀴로 삼고 견인해 나가는 전략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브랜드도 생명체와 같아서 시간이 흐르면서 함께 성장해야 한다. 이전에 오래된 이미지를 새롭게 쇄신해야 하는 시기가 왔고, 그들은 '기네스답게' 마케팅 광고로 풀어냈다.
유튜버 월도님의 기네스 광고 콘텐츠를 봤는데 '기네스 답게 참신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괜찮은 광고가 많았다. 1999년 선보인 광고 중 '서퍼'는 2022년 올해의 광고로 선정될 정도로 화제를 낳았던 광고다. 파도가 부딪치는 힘을 흰색 말이라는 상징으로 풀어낸 흑백 영상이었다. 검은 바다와 하얀 말은 기네스를 비유한 것이다. 영상 속 역동적인 말의 힘, 색감은 기네스 맥주를 자동으로 연상케 만들었다.
맥주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월드 트래블러라는 책자까지 만들었다. 퀄리티, 가격, 에이전트 등은 물론 현지의 문화와 음주 관습까지 더블린 본사에 보고했다. 그리고 '로고'의 도입도 이 시기에 이루어졌다. 또 하나의 업적은 기네스북이다. 96p
기네스는 언제나 창조적 도전을 해왔고 창조적 영감을 불어넣는 브랜드였습니다. 성숙에는 여전히 청춘의 에너지가 공존합니다. 우리는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0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