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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속의 '고결함'

회사 조직 내에서 '월루' 때문에 고민이 많은 직장인에게

by 구형라디오

이 글은 조직 내 '월루' 때문에 힘들어하는 동료와의 대화를 편지 형식으로 구성해 보았습니다.

최근에 우리는 '마흔에 읽는 쇼펜하우어'를 읽었습니다.


S에게


네가 요즘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성실하게 일하는 너에게 주변의 ‘월급 루팡’들이 어떤 좌절감을 안겨주는지 잘 알고 있어. 너처럼 책임감 있게 일하는 사람이 그들과 비교되며 힘이 빠지는 모습을 보면 나도 마음이 무겁다. 나 역시 과거에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었거든.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나는 이 문제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려 노력하고 있고, 너와 그 생각을 나누고 싶어 이 편지를 썼어.


회사에서 마주치는 프리라이더들은 정말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지. 하루 종일 핸드폰만 쳐다보는 사람, 주식 이야기를 하도 해서 주식 방송을 보는 것 같은 사람, 부동산 경기를 라디오처럼 떠들어대는 사람, 심지어 골프 프로테스트를 준비하는지 사무실에서 스윙 연습하는 사람까지. 이런 모습들을 보면 ‘이게 회사인가, 놀이터인가’ 싶을 때가 있어. 하지만 이건 단순히 개인의 태만만의 문제가 아니야. 우리 회사가 성숙 단계에 이르며 인력 구조가 역삼각형이 된 탓도 크다고 생각해. 조직이 커지고 고위직이 많아지면서, 책임감 있는 인재보다 자리만 채우는 이들이 늘어난 거지.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위대한 조직은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는 적합한 인재를 뽑아야 한다고 했어. 하지만 우리 회사는 그런 인재들로 채워지지 못한 것 같아. 너 같은 사람이 빛을 발해야 할 자리에서 프리라이더들이 빈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까워.


현업에서의 이런 나태함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고위층에 있을 수도 있어. 대우조선해양의 수조 원대 분식회계, 카카오의 시세조정 의혹,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조작 의혹, 상장 후 경영진이 주식을 대량 매도하며 개인 이익을 챙기는 모습. 이런 ‘소도둑’들은 조직과 사회에 훨씬 큰 피해를 끼쳐. 쉬운 예로, 올해 매출액 증대를 위해 내년 물량을 고객에게 선주문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비용 감소를 위해 클레임 비용을 다음 회계연도에 반영하기도 하지. 이 정도는 '닭도둑'쯤 되려나? CEO도 CFO도 계약 연장을 해야 하니까.

그렇다고 내가 루팡들의 ‘바늘 도둑’ 행위를 눈감아주거나 너그럽게 보자는 건 절대 아니야. 그들의 행동도 분명 잘못된 거야. 하지만 이 모두가 우리가 바꾸기 어려운 시스템의 문제라는 점이 더 큰 좌절을 주지.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는 더더욱 우리 자신에게 당당해야 해.


너의 노력은 단순히 월급으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를 지녀. 너는 매일 성실함으로 너 자신을 증명하고, 그 과정에서 성장하고 있잖아.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행복이 외부의 보상이 아니라 머릿속에 무엇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어. 나도 이 말에 깊이 공감해. 우리가 루팡들과 같은 돈을 벌더라도, 너와 내가 정직하게 노력하며 얻은 돈은 그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고결해. 너의 성실함은 너를 빛나게 하고, 그 자체로 너에게 당당함을 줘.


너는 매일의 작은 성취, 동료와의 따뜻한 대화, 맡은 일을 완수했을 때의 뿌듯함 속에서 행복의 순간들을 만들어가고 있어. 쇼펜하우어는 행복이 결핍에서 충족으로 넘어가는 짧은 순간이라고 했지. 너는 이미 그 순간들을 쌓아가고 있는 거야. 반면, 핸드폰만 쳐다보거나 부동산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들은 결국 내면의 공허함을 채우지 못할 거야. 그들은 단기적 이익을 얻을지 몰라도, 진정한 자부심과 평정은 결코 얻지 못할 거라고 믿어.


나는 과거에 남들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괴롭혔던 때가 있었어. 하지만 이제는 내 안의 가치를 믿고, 내 자신에게 당당하려고 노력해. 쇼펜하우어는 우리가 이미 가진 것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것이 새로운 것을 쫓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을 준다고 했어. 너의 책임감, 동료를 아끼는 마음, 그리고 성실함은 이미 너를 특별하게 만들어. 이 가치를 계속 키워가다 보면, 루팡이나 경영진의 모럴 해저드 같은 외부의 불공정함이 너의 마음을 흔드는 일은 점점 줄어들 거야.


또한, 정신적 소양을 쌓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거야. 책을 읽거나, 사색하거나, 나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내면을 채우는 거야. 그런 시간은 우리가 비교나 외부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게 해 줘. 우리는 종종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 고민하지만, 사실 남들은 우리를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아. 우리가 어제 어떤 옷을 입었는지, 같이 먹은 점심 메뉴도 기억을 못 해. 그러니 너를 괴롭히는 시선에서 벗어나, 네가 스스로에게 당당한 모습에 집중해 봐. 너는 이미 충분히 멋진 사람이야. 너의 노력과 진심은 절대 헛되지 않아.


너의 성실함은 너를 당당하게 만들고, 그 당당함은 어떤 부정행위보다 강력한 힘이 될 거야.


너를 응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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