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육아

03 장 자크 루소와 에밀

by Clair de Lune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육아법과 그에 따른 육아서가 존재한다. 내가 태어난 1980년대에는 루소의 ‘에밀’이 정론이었던지 그 두꺼운 책이 우리 집 거실 책장 한편에 아주 오랫동안 자리 잡고 있었다. 물론 자라는 동안 내가 그 책을 들춰볼 일은 없었다.


그 책을 다시 기억해낸 것은 얼마 전 교육학을 공부하다 프랑스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와 그의 저서를 보았을 때였다. '에밀'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예쁜 아기 얼굴이 그려져 있었던 두꺼운 책등이 떠올랐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친정 엄마께 혹시 그 책을 가지고 있는지 여쭈었다. 그런데 웬걸. 엄마는 당신이 그런 책을 읽으셨는지, 심지어 소장하고 있었던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하셨다. 나 못지않은 완벽주의자인 우리 엄마도 분명 그 시절 그 책을 ‘추종’하며 ‘어? 왜 육아서처럼 안 되지?’ 하고 반문하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분명 그 책이 최고의 육아 참고서였던 시절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그걸 홀랑 잊을 수가 있지?



장 자크 루소의 육아법에 따라 자란 내가 택한 육아법은 놀랍게도 바로 루소의 사상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프랑스 육아’였다. 단순히 내가 임신했던 당시의 대세 육아법이 그것이어서 서점에서 가장 눈에 띄었을 뿐인지, 아니면 나 자신이 그렇게 자라왔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그 쪽으로 이끌린 건지는 분명치 않다. 어찌 되었든 프랑스육아가 소위 쿨해보였음이 틀림없다.



프랑스육아의 핵심을 몇 가지로 요약하자면 아래와 같다.


l 아이를 존중하라

l 명확한 규칙을 따르게 하되, 정해진 틀 안에서는 마음껏 자유를 주라

l 좌절과 인내를 가르쳐라 – 아이를 불행하게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든지, 무엇이라도 손에 넣을 수 있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다.

l 자다 깨서 우는 아이에게 달려가지 마라 – 아이가 스스로 잠드는 방법을 배우게 하라

l 식사는 올바르고 일정하게

l 주위에 대한 배려와 예의를 가르쳐라



우리나라의 전통 육아법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있는 건 전혀 아니었다. 다만 한 가지는 불편하게 느껴졌다. 바로 아이가 태어나면 부부 중심의 가족이 아이 중심의 가족으로 완전히 돌아서는 부분이었다. 육아의 1도 모르던 내 눈에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아이를 재우느라’ 부부가 각방을 쓰기 시작하고, 한번 시작된 각방생활은 아이가 잠자리 독립을 할 때까지, 심지어 둘째, 셋째가 태어나면 막내가 잠자리 독립을 할 때까지 그 끝이 기약 없어지는 게 불편했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난다고 해서 우리 부부 사이에 어떤 패턴이 변하는 건 원치 않았다(그때는 나의 모성애가 부족했던 걸 인정한다).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내 아이에게 아기방을 따로 만들어주기로. 그리고 거기에 완벽히 어울리는 아기 침대를 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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