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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날로그 남샘 Feb 05. 2022

 '수용', 변화의 시작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그때 알았으면 참 좋았을 것들

 ‘수용’은 가치를 둔 일 또는 관계가 시작될 때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불안과 같은 감정과 지금 이 순간에 머물 수 있도록 도와줌으로써, 불편한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을 기꺼이 경험할 수 있도록 삶의 자세를 변화시키고, 성공적으로 작동해왔던 삶의 장면에서 벗어나 낯설고 모호한 영역으로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자발성을 심어줍니다.

  ‘수용’이 현명한 행동임을 알고 있어도 우리는 그동안 해왔던 행동을 쉽게 포기할 순 없습니다. 그 행동은 잠깐이지만 불편한 감정, 생각, 그리고 기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우리를 도와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 행동을 계속 반복할 수도 없습니다. 불편한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행동하더라도, 그 행동으로는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는 순간이 오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 스스로를 탓하거나 판단하면 더 깊은 고통의 늪에 빠집니다. 늦었을 수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욱 우리를 아프고 힘들게 하는 감정, 생각, 그리고 기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지금 이 순간의 삶의 가능성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살다 보면 그때 알았으면 참 좋았을 것을 지나서야 알게 되는 순간이 많습니다. 그것을 알고 나서 돌이켜 보면, 그 순간 나에게 좋은 충고를 해 준 사람들이 분명 있었습니다. 다만, 그때 그 이야기가 들리지 않았던 것은 그 순간 마음에 떠오른 감정, 생각, 그리고 기억들을 솔직하게 수용하지 못하고 그동안 반복해온 익숙하고 편한 행동으로 그것들을 외면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지나간 것에 대한 후회에만 빠져있으면 지금 이 순간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을 놓치게 되고, 다시 현재는 미래의 아쉬움이 됩니다. 벗어나고 싶거나 외면하고 싶은 감정, 생각, 그리고 기억이 떠오를 때, 이것들을 해결하려고 서둘러 행동하지 말고 함께 머무르는 것이 수용이며, 변화의 시작입니다. 


* 참고 도서: 이선영. (꼭 알고 싶은) 수용-전념 치료의 모든 것. 서울: 소울메이트,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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