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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날로그 남샘 Feb 06. 2022

내려놓는 건 드는 것만큼 무겁다.

'수용'은 '포기'도 '합리화'도 아니다.

  금까지 선생님과 학생의 새로운 관계를 위해 ‘수용-전념 치료’적 관점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다소 낯선 시각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만나는 순간 어른인 우리들은 어떤지 먼저 들여다보았습니다. 내 감정에 빛을 비출 수 있어야 다른 사람도 내가 어떤지 볼 수 있으며, 힘든 순간에 자기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힘든 순간을 지나고 있는 학생들을 위로할 수 있습니다. 이 빛은 불편한 생각, 감정, 그리고 기억이 떠올랐을 때 벗어나거나 통제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 알아차림이 힘든 순간 스스로를 탓하지 않고 위로하는 것이 ‘포기’나 ‘합리화’가 아님을 일깨우고, 불편하고 막막한 순간에 자신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줍니다. 진심으로 스스로를 따뜻하게 위로할 수 있을 때, 학생들도 똑같이 힘들어하고 있음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순간, 문제 행동의 옳고 그름과 사실의 맞고 틀림을 따지는 쳇바퀴에서 내려올 수 있습니다. 이기고 지는 싸움을 멈추고 지금 이 순간, 판단과 생각에서 빠져나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결함이나 실수는 서로의 일부분일 뿐 전부가 아님을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수용-전념 치료’적 관점의 조언들이 선생님과 학생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모든 문제에 대한 단 하나의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익숙한 방식으로 최선을 다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다른 길을 찾아갈 수 있는 실마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를 잠시 멈추고 스스로를 따뜻하게 '수용'하는 것이 '합리화'나 '포기'가 아닌 진정한 '위로'임을 경험하기를 기원합니다.


* 참고 도서: 이선영. (꼭 알고 싶은) 수용-전념 치료의 모든 것. 서울: 소울메이트,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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