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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건축사 K Jan 10. 2024

건축사 자격시험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겉치레에 불과한 자격시험제도

건축사자격시험 조건과 문제


 

부제를 전문직임에도 불구하고 겉치레에 불과한 자격시험제도라고 했다. 이는 변경된 학인증에 대한 제도와 제도에 맞추어서 자격을 얻고 있는 건축사들에 대한 걱정에서 시작되었다. 왜 걱정하는지는 어떻게 보면 나는 이 제도를 통해서 이익을 봤음에도 같은 직종을 다니고 있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얼마나 이게 문제가 있는지 몸소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건축사 자격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최소조건이 있다. 2024년 1월 글을 쓰고 있는 현재에는 한국건축학교육인증원이라는 기관에서 인증한 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건축사사무소(건축사 밑에서)에서 3년 동안 실무수련을 받으면 된다. 이 제도가 2012년정도에 시작된 것으로 아는데 그 전에는 건축사 시험을 보기 전에 건축사예비시험을 합격하고 5년 이상 실무수련을 해야 건축사시험을 볼 수 있었다.


1. 건축사예비시험을 합격 후 건축사사무소에서 5년 실무수련 이상

2. 학인증 5년제 건축학과를 졸업후 실무수련 3년 이상


 다른 방법들도 있지만 보통은 두가지 방법 중에 하나로 시험을 보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건축사예비시험과 관련된 제도는 2019년 전에 예비시험에 합격한자가 2026년안에 건축사자격시험을 응시하여 합격할 수있도록 유효기간을 남긴체 폐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학인증 5년제 건축학과를 졸업후 3년이상 실무를 수련한자에게만 건축사자격시험이 주어진다는 말이다. 대학교의 커리큘럼은 학인증제도에 맞추어서 어느정도 정해지기에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실무수련 단계에서 큰 문제가 있다.




실무를 골고루 배울 수 없는 시스템


실무수련동안 건축사사무소에서 영역별 최소 수련해야 하는 일수


 건축사 인증원에 3년 동안 실무를 마쳤다고 증명서를 제출해야하는데 위 내용을 전부 경험한자가 적다는 것이다. 최소 수련해야하는 분야가 설계, 공사관리, 기타로 나뉘어져있지만 3년동안 그 파트를 모두 수련하기엔 어려움이 많다는 것이다.


 나로써 다행인 점은 처음 다닌 사무소가 1인 건축사가 운영하는 사무소에서 실무를 수련했는데 계획설계를 대부분 건축사가 진행하고 나머지는 다 나에게 맡겼는데 누구에게 제대로 설명도 듣지 못한체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수련을 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스트레스였지만 지금 사무소를 운영하는데 있어서는 너무나도 큰 도움이 되는 경력이였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3년동안 하지 못한 부분들이 있는데 기록을 보니 공사비개산 부분이나 설계설명서 및 재료검토, 사후설계관리는 0일로 체크가 되어있다. 하지만 다른 항목에서 일수를 채워 실무수련의 조건을 완수했었다.


 작은 건축사사무소에서는 여건상 가르치지 않아도 겪을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기에 어느정도 실무수련의 요건들을 충족할 수 있지만 대형 건축사사무소에서는 체계적으로 역할분담이 나뉘어져 있는 상황에서 골고루 실무를 수련하기보다는 하나의 분야에 집중적으로 실무를 수련하는 경우가 많다.


 여러이유가 있겠지만 실무수련 항목들을 골고루 배운답시고 팀을 옮기겠다고 요청하는건 말도 안되는 것이기도 하며 그렇다고 다른 사무소로 가서 실무를 쌓는다고 하면 짧은 이력기간이 취업을 하는데 있어 독이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쉽사리 사무소를 옮길수도 없다. 이러다보니 건축사로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할 전문성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건축에서는 건축사가 공무원이 해야할 일들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현장을 조사하거나 사용승인(준공) 단계에서 일부 업무를 대행하거나 하는데 다른 건축사가 설계한 건물에 대해 업무대행자가 지정이 되어 현장을 나간 적이 있다. 사용승인에 필요한 서류도 대부분 없고 세움터(건축업무사이트)에도 제대로 올라간게 하나도 없었다. 전화하여 여쭈어보니 자기가 건물을 설계해본적이 없거니와 행정관련업무도 다 처음이여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였다. 하나하나 다 알려주면서 사용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적이 있는데 이게 현재 학인증제도 중 실무수련에 대한 문제점을 대변하는 현상이 아닐까 싶다.


 그러니 건축사를 누가 전문가라고 생각하겠는가



 

3년만 채우면 회사를 그만두는 현상



 실무수련 3년만 쌓으면 건축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은 건축사를 취득하려는 자에게는 정말 엄청난 혜택이 아닐 수가 없다. 50대 60대가 되어서도 건축사자격증을 취득을 못해서 여전히 시험을 보는 분들도 많은데 지금 이 제도는 건축사의 평균 연령을 굉장히 낮추어놓았다.


 솔직히 사무소를 바꾸지 않고 3년을 다니는 것도 대단하다고 본다. 나는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다닌지 1년도 안되서 생겼음에도 최소 3년은 버티자는 마음으로 3년을 채우고 바로 그만두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학원을 등록해서 건축사 시험을 준비했는데 그게 하나의 유행이 된 것처럼 3년차가 되면 대부분 회사를 그만둔다.


 그리고 학원을 등록한다. 솔직히 건축사 자격증이 직능을 높여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격증 없이 건축일을 할 수 없거니와 이런 비판적인 목소리도 낼 수 없기 때문이고 건축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건축사 자격증은 최종 목표이기도 하고 법적 테두리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딸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학원을 등록하여 시험공부를 하는데 세상은 격변하여 컴퓨터로 건축설계를 하고 있음에도 시험은 손으로 본다. 대학교 1학년 이후로 시험때문에 제도판을 산다. 참 재밌는 현상이다. 2027년부터는 시험을 볼 때 컴퓨터로 본다는 뉴스를 보기도 했지만 그건 그때고 지금의 이야기를 하자면 솔직히 자격증 공부가 너무 부질없다는 생각을 한게 한두번이 아니다.


 건축사 자격증을 땄을 때 가장 행복했던 건 이 쓸모없는 시험공부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였다. 물론 그 공부에서도 건축사로서 필요한 자격 요건을 갖추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런거 신경쓸 겨를이 있나 그냥 어떻게 하면 합격하는데 도움이 되는지만 골골하기 바쁜게 사실이다.


 학인증을 받은 대학교를 수료하는 조건이 없었다면 고등학생이든 대학생이든 학원에서 수업을 듣고 시험을 보면 누구나 합격할 수 밖에 없다. 전문성을 갖추기보다는 그냥 자격증을 하나 더 취득하는 것 뿐이다. 취업에 있어 두려움이 있었기에 건축제도기능사, 건축기사도 취득하였지만 결국에는 아무도움도 되지 않았다.


 즉 전문성이 결여된 시험제도라는 것이다.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교육 이수가 필요하다.



 건축은 타 분야에 비해 분야가 너무나도 광범위하고 다양하게 분류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축사 자격증만 있으면 모든 것을 아우를 수 있는 것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우리가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그냥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말이 욕먹을 짓이 분명하지만 건축은 인간의 삶의 질에 너무나도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의사도 다 같은 의사가 아니다. 의사이면서 정형외과 , 내과, 성형외과 등 더 상세한 전문분야가 있다. 건축도 마찬가지로 더욱더 세분화된 전문직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해결법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지만 건축사 자격 취득에 대한 제도를 통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더라도 세밀하게 분야를 구분하고 그에 따른 최소의 교육이수를 통해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공인된 기관에서 주택 교육을 실시한다고 하면 대학원이 교육을 수료한자와 졸업한자를 나누는 것처럼 건축사이면서 주택 전문 교육을 수료한자 또는 졸업한자로 건축사 개개인의 전문성을 높임으로써 건축사회 전체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군대를 가지 않는 경우에는 최소 27살에 건축사를 취득할 수 있다. 집에 있는 자식보다 나이가 어릴수도 있는 저 친구한테 짓는데 몇억이 들 수 있는 건축설계를 맡길 수 있겠는가?



글을 마치며



 비록 지금 건축사이기에 이것 저것 설계를 하고 있지만 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일정 범위를 정하고 그에 맞추어 교육을 받고 싶음에도 관련 교육이 너무나도 적다. 또한 현재는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에서 건축과 관련된 정보성 영상을 올림에도 불구하고 어떤 증명도 없이 쏟아내는 부적절한 영상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렇기에 공인된 기관에서 만들어내는 교육이 더욱더 절실할 때다.


 또한 실무수련의 항목을 전부 경험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서 이와 관련된 별도의 교육을 제공하여 부족한 전문교육을 높이고 이에 따른 추가적인 인증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건축사는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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